중소·중견기업 "디자인 트렌드 없다, 산업화가 갈 길"

국내 최대 디자인전시회가 해외 진출 등 산업화 단계로 도약할 기회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정부는 디자인·기술 융합 인재 육성안은 물론이고 사업화를 위한 3D프린팅 육성안 등 장기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디자인전시회 `디자인코리아 2013`은 달라진 디자인계 모습을 반영했다. 한국 디자인 제품·서비스 400여점과 해외 10개국 270여점 등 국내외를 대표하는 디자인 제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거나 눈에 띄는 제품은 찾기 어려웠다. 친환경, 지속가능성이란 큰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디자인이 기술·서비스와 융합하면서 고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자·전기기기 디자인분야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소형가전이나 주변기기는 무채색에 단순한 형태로 외관에서는 차별화된 디자인 적용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대신 노약자나 장애인 등 보편적 접근성을 고려한 유니버셜 디자인 적용 및 친환경 소재 채택 등 보이지 않는 영역의 디자인 개선이 대폭 이뤄졌다.

디자인전문회사 위드디자인은 연매출 10억원 미만의 소기업이지만, 덮개형 전선정리함과 멀티탭을 일체화한 제품으로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로 불리는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노약자, 여성 등 사용자를 배려해 꼽혀있던 전기플러그를 한 번에 쉽게 분리시켜주는 톡톡A형 멀티콘센트를 선보였다.

위드디자인은 창업 4년째를 맞아 처음으로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국내 시장의 수요가 정체되는 가운데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조경훈 위드디자인 과장은 “전시회 기간 동안 영국 에이컴퍼니 등과 해외 사업화를 놓고 상담할 계획”이라며 “이중사출공법으로 양산과정을 간소화한 친환경 제품인 밀키TDS의 경우 특히 해외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디자인업계는 실질적 사업 기회 창출은 기업이 하고, 정부는 환경조성 등의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창조경제 성장 동력 중 하나인 디자인부문에 대한 정부의 투자의지가 약한 것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디자인위원회(가칭)의 설치 및 융합인재 양성, 3D프린팅 산업 육성안 등 장기 비전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 호주, 영국 등 해외에서는 3D프린팅과 디자인을 연계해 제조업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내다보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디자인코리아도 더 이상 나열식 보여주기가 아닌 참가 기업에는 사업화의 실질적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열어주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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