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상거래 업계 양대 산맥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텃밭 뺏기를 시작했다. 아마존은 중국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알리바바는 미국 시장 진출 첫걸음을 뗐다. 아마존은 시가총액 150조원을 웃도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알리바바 역시 상장하면 100조원 가치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숍런너`에 2억600만달러(약 2203억원)를 투자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2010년 창업한 숍런너는 아마존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연회비 79달러(약 8만4500원)에 2일 내 배송을 보장하는 로열멤버십에 회원 100만명이 가입했다. 79달러에 익일 배송하는 아마존프라임과 닮았다. 지난 7월에는 전 야후 최고경영자(CEO) 스캇 톰슨 합류로 주목 받는 신생 업체로 부상했다.
지분 인수는 알리바바가 미 증시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장은 알리바바가 기업공개에 앞서 미국 시장 진출의 포석을 마련한 것으로 본다. 미국 시장 경험이 일천한 알리바바가 숍런너 운영에 간접 참여하며 필요한 경험을 쌓는다.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카테고리와 브랜드, 배송체계 등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
숍런너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여러 럭셔리 브랜드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매력적이다. 아마존과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숍런너를 지원해 아마존의 유력 경쟁업체로 키우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이번 투자로 추가 지분 인수가 가능해졌다.
아마존 역시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인다. 2004년 조요닷컴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시장점유율은 3% 수준이다. 아마존의 대륙 공략 첨병은 스마트패드 `킨들`이다.
아마존은 중국에서 킨들을 파격적으로 싸게 판다. 현재 미국에서 499달러(약 53만4000원)에 파는 킨들파이어HD를 중국에서는 반값 이하인 240달러(25만6900원)에 내놨다. 스마트패드에서 보는 전자책도 미국에선 9.99달러(약 1만700원)지만 중국 판매가는 1.5달러(약 1605원)다. 10분의 1에 가까운 가격이다.
아마존은 지난 5월 중국에 앱스토어를 열며 콘텐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콘텐츠 판매는 결과적으로 전자상거래 영향력 확대에 도움이 된다. 킨들과 앱스토어로 이어지는 아마존 생태계로 소비자를 유인해 사용자 경험을 확대한다. 다양한 앱에서 아마존 쇼핑정보를 전하고 구매를 연결한다.
아마존은 특정 앱을 통해 사용자 유입이 일어나면 개발사와 수익을 나눈다. 건강관리 앱에 아마존에서 파는 스포츠 용품 구매 링크를 넣는 식이다. 실제 많은 개발사가 아마존 판매 연결이 가능한 앱을 내놓고 있다. 킨들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아마존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아마존 vs 알리바바 안방 진출 전략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