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너무 비싼 아이폰5C...애플 거대 시장 놓칠라

애플이 떠오르는 신흥시장 인도에서 아이폰5C 판매에 애를 먹을 전망이라고 2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이동통신사와 달리 인도 이통사가 별도의 약정할인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애플 신제품 판매가 난관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아이폰5C 인도 판매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예상 가격은 550달러(약 59만원) 수준이다. 약정할인으로 99달러에 팔리는 미국의 5배에 이른다. 미국과 인도 소비자의 구매력을 고려하면 차이는 그 이상이다. 인도 이통사들이 약정할인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거대 시장 인도에서 애플은 철저히 배제될 위기에 놓였다.

인도 이통사들이 아이폰5C 약정할인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통화료 때문이다. 미국 이통사들이 가입자 한 명당 월평균 68.49달러(약 7만3524원)의 수익을 내는 반면 인도 이통사들은 월평균 1.60달러(약 1717원)의 수익을 얻는다. 약정할인으로 일정 기간 고객을 묶어둬도 통화료 수익만으로 기기 할인 값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다.

애플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모델 인도 판매가는 380달러(약 41만원) 이하다. 애플 제품 중 가장 저렴한 아이폰5C로도 경쟁이 어렵다. 최근 인도 시장에선 200달러(약 21만5000원) 미만 저가 제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인도는 2017년 미국을 넘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소비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어서 가격 경쟁력 부재는 향후 더 큰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라얀 매튜 인도 이동통신연합 총괄은 “아이폰5C의 가격은 대다수 인도 소비자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애플 브랜드 영향력도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내놓는 삼성에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통사가 약정할인을 적용해도 제품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가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는 게 인도 문화”라며 “경제적·문화적 이유로 이통사들도 약정할인 카드를 꺼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 3위 스마트폰 판매사 카분 모바일의 사신 데사르 상무는 “아이폰5C 가격은 인도에서 인기 있는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의 7배”라며 “높은 가격 탓에 많은 판매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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