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이 거의 확정됐다. 당정 협의회 방침이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가 확정된 게 아니라고 번복했지만 해양수산부 세종시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부산 민심을 고려한 몸짓으로 보인다. 미래부와 상관없는 일이다. 10월 공청회와 대통령 승인을 거치면 미래부는 내년 말까지 세종시로 옮겨가야 한다.
미래부 이전을 반대할 명분은 딱히 없다. 이 경제부처만 따로 가는 것도 아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 부처가 이미 세종시에 가 있다. 미래부를 포함한 정부부처 세종시 이전 약속도 지켜야 한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 이견이 있다.
미래부는 신설 부처다. 옛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처럼 쪼개졌던 부처를 통합했다. 장차관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왔다. 출범도 다른 부처보다 늦었다. 이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다른 부처보다 업무 정상화가 여전히 덜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부처 이전이 개인과 기업의 이사와 뭐가 다를 게 있느냐고 묻는 이도 있다. 세종로에서 과천으로 옮기는 것이라면 이렇게 여길 수 있다. 그런데 세종시와 같이 먼 곳에 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래도 업무 집중도도 떨어진다. 이탈하는 미래부 관료도 나온다. 가뜩이나 잦은 보직 변경으로 인해 떨어지는 업무 지속성과 전문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
더욱이 미래부는 창조경제 주도 부처다. 민간 기업과 함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 기업들이 불행하게도 수도권에 집중됐다. 또 미래부로선 창조경제와 관련해 당장 기재부, 산업부보다 문화부, 방통위와 논의할 게 많다. 세종시 이전 시점을 창조경제 정책 기틀을 마련할 때까지 보류하는 게 낫다. 기껏해야 1~2년 더 늦어질 뿐이니 지역 여론 악화를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꼭 내년 말에 이전해야 한다면 단계적 접근도 고려할 만하다. 미래부 업무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로 양분된다. 대덕 연구단지와 밀접한 과학기술 관련 조직만 먼저 이전하는 방법이 있다. 미래부를 세종시로 이전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창조경제 정책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시기만큼 유연하게 적용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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