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애플식 혁신 vs 사라진 혁신

새 아이폰 공개 엇갈린 반응

애플이 새 아이폰을 공개하자 다시 스티브 잡스 사후 `혁신이 멈췄다`는 혁신 부재론이 제기됐다. 반면에 여전히 애플식 혁신이 계속됐다는 찬사도 이어졌다.

그동안 신제품 발표 때마다 깜짝 놀랄 뉴스를 내놓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부분 알려진 사실이었다는 점 때문에 혁신 부재론은 더욱 부각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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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러운 혁신=애플은 아이폰5S의 주요 특징으로 △64비트 A7 칩 △개선한 카메라 기능 △지문인식 터치ID 3가지를 꼽았다.

하드웨어적으로 보면 변화폭이 크진 않다. 하지만 새 하드웨어에 담긴 의미는 적지 않다.

A7 칩을 탑재해 전작인 아이폰5에 비해 속도가 2배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iOS7을 64비트 체계로 바꿨고, 앱도 64비트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64비트 기반으로 전환함으로써 속도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스마트폰 메모리 등이 발전하면 64비트로 조기에 전환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아이폰5S를 `가장 미래지향적인 폰`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카메라 기능 개선도 소비자가 가장 쉽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애플식 사고가 담겼다. 경쟁 스마트폰 제조사가 카메라에 다양한 사용자경험(UX)을 탑재한 것과 달리 애플은 사진 한 장을 더 잘 찍을 수 있는데 집중했다. 카메라에 사용한 5개 렌즈를 업그레이드하고, 2개의 서로 다른 LED를 사용해 사실적인 플래시 조명을 구현했다. 사용자에게 한 장의 사진을 제공하기 위해 손떨림 보정과 여러장의 사진을 촬영해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골라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지문인식도 보안 강화와 사용 편의성 제고를 모두 고려한 기술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 구매시 등 인증이 필요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던 불편함을 지문인식 하나로 해결해 준다.

◇무뎌진 혁신=이와 반대로 혁신이 사라졌다는 극단적 평가도 나온다. 기존 아이폰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칩 성능과 카메라 기능 등은 다른 제조사도 새 제품을 출시할 때 당연히 시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폰5C는 기존 아이폰5와 차이가 거의 없다. 아이폰5S도 하드웨어적인 변화는 크지 않다.

깜짝 발표가 사라진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일종의 신비주의 같은 애플의 전략이 빛을 바랬다는 평가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교수)은 “애플 이벤트가 너무 예상대로라 재미가 없다”면서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버전이나 아이와치 등의 깜짝 발표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아이폰5S가 내실 있어 보이고, 아이폰5C는 생각보다 덜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이폰5C가 발표보다 100달러 정도 더 싸게 나온다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새 아이폰에 기대할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 소장은 “아이폰5S가 새 iOS7과 잘 매칭이 돼 기대가 되고, 외관은 크게 다르지 않아도 항상 내실이 있었던 S시리즈였다”면서 “A7 칩이 꽤 인상적이었고 지문인식도 긍정적이었으며, 카메라 부분도 기대 이상의 업그레이드가 있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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