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유통 사업…중견 IT서비스기업에 `약`일까 `독`일까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개정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시행 등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된 중견 IT서비스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하드웨어(HW) 유통 사업을 강화한다. 단기적으로 매출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하면 재고 부담 등 위험요인으로 여겨질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CNI·동양네트웍스·대상정보기술·세아네트웍스·코오롱베니트·DK유엔씨 등이 서버·스토리지 총판 및 유통 계약을 체결, HW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HW 유통으로 대외 매출을 늘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부CNI·동양네트웍스 등 HW 유통 강화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동부CNI다. 동부CNI는 지난 2009년 IBM 서버와 스토리를 처음 공급한 데 이어 HP 스토리지 유통도 하고 있다. 최근 델과 스토리지·네트워크·서버 총판계약도 맺었다.

동양네트웍스도 후지쯔 서버 유통에 적극적이다. X86서버 도입이 늘어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00억원으로 책정했다.

동국제강그룹 IT서비스기업인 DK유엔씨도 지난 2006년 HP 총판계약을 체결한 후 꾸준히 HW 유통 사업을 강화했다. 서버·스토리지 등 HW 유통을 담당하는 코오롱글로벌을 인수한 코오롱베니트도 관련조직을 확대했다. 대상그룹의 대상정보기술, 세아그룹의 세아네트웍스 등도 HW 유통을 적극 추진한다.

중견 IT서비스기업 HW유통 담담임원은 “IT서비스기업이 총판계약까지 체결, HW 유통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단발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SI 사업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장기적 수익구조 위해 포트폴리오 갖춰야

중견 IT서비스기업의 HW 유통이 장기적인 수익 사업으로 정착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HW 단품만으로는 장기적인 수익성과를 얻기는 어렵다. 중견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HW 유통은 단기적으로는 매출을 늘릴 수 있지만 유지보수와 영업, 마케팅 조직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손실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익구조가 좋은 대형 기업 대상의 HW 공급은 벤더가 직접 영업하기 때문에 한정된 시장을 놓고 많은 유통업체가 경쟁해야 하는 것도 한계다. HW 유통업체 간 저가 출혈 경쟁이 발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형 수요 기업에서 갑작스럽게 도입 계획을 취소할 경우에는 해당 물량이 고스란히 재고로 남기도 한다. 이를 중소 협력업체에 `밀어내기`를 하는 경우도 발생돼 분쟁 원인이 된다.

HW 유통으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적절한 HW·SW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 중견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서버나 스토리지를 단품으로 공급하는 것보다 보안 등 적절한 소프트웨어를 더해 판매하는 것이 장기적이고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IT서비스기업의 HW 유통 현황

자료:업계 종합

HW유통 사업…중견 IT서비스기업에 `약`일까 `독`일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