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가 통신 3사와 모바일 IPTV에 실시간 채널 공급을 두고 수백억원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KT 3사는 모바일 IPTV에 지상파연합플랫폼 `푹(pooq)` 실시간 SBS, MBC 채널을 넣는 것에 3사 공동 250억원, 2사 공동 170억원, 1사만 할 경우 100억원의 협상 액수를 제시했다.
지상파 관계자는 “3사 모두 들어올지, LG유플러스를 제외한 2사만 들어올지 등 여러 변수를 두고 협상 중”이라며 “통신사와 계속 협의 중이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상파 관계자는 “푹이 모바일 IPTV안에 `플랫폼 인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형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경우 이용자가 사용 시 불편을 느낄 수 있어 통신사 입장에서는 `플랫폼 인 플랫폼`이 아닌 다른 모델로 입점시킬 여지가 있다.
현재 통신사 모바일 IPTV에서는 유일하게 지상파 MBC와 SBS의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없다. 모바일 IPTV에서는 지상파 콘텐츠로 주문형비디오(VoD)만 이용할 수 있다.
국내 방송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중 80%는 지상파 방송사가 제공한다. 통신 3사가 비싼 값을 주고도 협상을 하려는 이유는 방송 시장의 가장 강력한 파워를 지상파 콘텐츠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브로드밴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LTE-A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실시간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려고 한다”고 풀이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비싼 액수에 한 발 뒤로 물러선 상황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지상파 실시간 채널 수급을 3사 중 가장먼저 하거나 독점하면 의미를 찾을 수 있으나 세 회사가 모두 공급하면 차별화 의미가 없다”며 “공급 계약에 고민이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상파 콘텐츠가 모바일 IPTV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공급되면 모바일 방송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재 모바일 TV에서 통신망 기반으로 지상파 실시간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은 지상파연합플랫폼의 `푹`과 CJ헬로비전의 `티빙` 뿐이다. 통신사가 푹과 제휴해 콘텐츠를 수급하게 되면 티빙 가입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면 이용자가 굳이 다른 앱을 내려받을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통신사 플랫폼으로 모바일 TV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은 가입자를 뺏기기보다는 N스크린 시장이 커진다는 입장이다. CJ헬로비전은 “통신사는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가입자를 뺏긴다고 보진 않고 N스크린 전체 시장이 커져 긍정적일 수 있다”며 “다만 가격이 문제인데 지상파가 SVoD를 제공 안하는데 이게 풀린다면 콘텐츠 거래 질서가 공정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상파 DMB에는 큰 영향이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희주 지상파DMB특별위원회 실장은 “지상파 DMB는 `푹`과 `티빙`에서 모바일 지상파 콘텐츠를 처음 공급했을 당시에 영향을 받았고 지금은 통신사에서 제공해도 커다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모바일 방송 시장은 방송 전파로 볼 수 있는 DMB와 데이터를 이용해서 볼 수 있는 통신망 기반 방송으로 나눠져 결국 그들 안에서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