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 노조 파업과 상반기 주말 특근 거부로 인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납품 차질액이 올 들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파업 강도가 높아질 경우,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및 연구개발(R&D) 투자 여력 감소 등에 따른 경쟁력 저하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사장 신달석)은 26일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따른 자동차 부품산업계 입장` 자료를 통해 이번 파업이 전면 파업으로 이어져 장기화될 경우, 부품 협력업체들이 도산에 내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
조합은 현대차 노조가 1987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26년간 누적 파업일수가 382일에 이르고 13조3000억원이 넘는 누적 생산 손실을 끼쳤다고 밝혔다. 또 지난 8월 20일과 21일 주야 2시간씩의 부분파업 이후 26일까지 3200억원의 생산 차질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올 3월부터 5월까지 주말 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추가하면 올해 발생한 누적 생산 차질액은 2조원을 넘는다.
이에 따라 부품 협력업체들의 납품 차질액은 올 들어 1조700억원을 넘어섰다. 조합은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할 경우, 하루 7100여대의 생산 차질(1500억원)과 협력 부품업체들의 납품 차질액은 79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노동 유연성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했으며, 그 바탕에는 미국자동차노조(UAW)의 양보와 타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중임금제 도입, 초과근무수당 축소 등 협상에 의한 유연한 판단이 자동차 산업 경쟁력 회복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가 명분없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당부했다. 특히 현재와 같은 투쟁 일변도로 치닫는 현대차 노사문화가 바꾸지 않을 경우, 부품업체가 먼저 도산하고 결국 현대차 노사도 함께 공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은 마지막으로 “(현대차 노조는) 파업으로 모든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이기적인 투쟁을 즉각 중단하고, 생산 현장을 지키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성숙한 노사 문화 확립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