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와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일부 신용카드 가맹점이 현대카드 서비스 대행 중단은 물론이고 카드 거부 운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KB국민카드에 이어 제2 밴 수수료 갈등이 현대카드와 밴 업계 사이에 재연될 조짐이다.
현대카드는 한국정보통신(KICC)에 가맹점 전표매입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KICC가 밴 수수료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은 후속 조치다. 현대카드는 공문을 통해 가맹점 신용판매 서비스에 대한 밴사 수수료 청구를 지난 12일 거래분부터 제외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KB국민카드는 밴사에 맡겨온 신용카드 전표 매입을 직접 하겠다고 나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수 백 곳에 달하는 밴 대리점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밴 대리점이 집단행동에 나선 결과 이 계획은 일단 유보된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 2위인 현대카드가 또 한차례 밴 업계를 대상으로 매입 중단을 통보함에 따라 밴 수수료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밴 수수료 개편안 또한 시장 설득에 실패해 이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는 평가다.
엄기형 한국 신용카드조회기 협회 사무국장은 “현대카드에 매입 중단 철회 공문을 보낸 상황”이라며 “철회 방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매입 업무와 모든 대행 업무를 중단하고 가맹점주와 카드 모집은 물론이고 현대카드 사용 거부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KICC 주축으로 약 100여개 대리점주가 동참할 의사를 밝혔고 가맹점주 대상으로 현대카드 결제를 다른 카드로 유도하는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엄 국장은 “매입수수료는 밴 대리점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주수입원”이라며 “이를 하루아침에 중단하는 현대카드의 행위는 갑의 횡포 그 이상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현대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들도 밴 수수료 인하에 동참할지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일부 카드사들이 밴 수수료 인하를 통보한 상황”이라며 “밴사는 수수료 인상, 카드사는 수수료 인하를 고수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외에도 최근 비씨카드가 밴 수수료 인하를 통보해 밴 협회를 중심으로 현대카드에 이어 비씨카드 대상 집단 대응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