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창조적가치를 키우자(9회) 미래기술이 게임을 움직인다

앞으로 5년후 나아가 10년후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누구도 정답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대면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게임 산업 발전이 ICT산업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실제 컴퓨터 아케이드 게임이 등장한 것도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이 탄생한 것도 기술 발전이 가능했다. 미래의 게임 역시 기술발전 흐름 속에서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이유다. 미래 게임은 크게 디스플레이, 서버, 입력방식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홀로그램이 게임기술에 온다

올해 초 강남역사거리에서 걸 그룹 공연이 있었다. 차들로 북적이는 공간에서 어떻게 공연이 가능했을까. 실제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이 아닌 `브이 콘서트(V-Concert)`라고 명명된 가상 콘서트다. 이를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바로 첨단 기술인 홀로그램이다. 즉 디지털 기술이 공연에 접목된 사례다. 이 공연은 3D 홀로그램 영상으로 제작된 실제 같은 가상콘서트였다. 무대가 아닌 가상공간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마치 현실처럼 보여줬다.

홀로그램은 디스플레이 분야 미래 기술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다. 입체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3D와 유사하지만 안경 없이도 시점에 상관 없이 완전무결한 입체영상이 만들어진다.

현재 기술로는 대규모 화면의 홀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데는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상 구현은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손욱호 ETRI 차세대콘텐츠 부장은 “홀로그램은 몰입형 가시화 기술, 입체영상처리기술, 실감형 상호기술 등이 뒷받침돼야 해 당분간 대화면으로 구성하기는 어려움이 있지만 모바일 상에서 홀로그램을 올리는 것은 5년 내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작은 캐릭터 홀로그램을 모바일 상에 띄워 게임에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홀로그램이 게임에 진입하면 몰입감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홀로그램에선 안경을 끼지 않아 3D 입체의 문제점으로 언급됐던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등의 현상도 사라진다.

◇무의 공간에서 터치를 느낀다

홀로그램이 디스플레이에서 혁신적 기술이라면 동작인식과 센서터치기술은 입력장치 분야에서 혁신이 기대되는 분야다.

허공에서 촉각을 느끼면서 게임을 실감할 수 있다. 현재 수준은 가상에서 물건을 집을 때 표면에 대한 인식만 가능한 상황이다. 외과의사들이 수술실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해 실습차원에서 활용하는 수준이다. 다만 아직까지 일정 점이나 면에 대한 대해서만 촉각을 활용할 수 있어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거칠기, 딱딱함, 부드러움 등 표면 이물감을 표시하는 데에는 아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손을 이용한 촉각 외에도 뇌파나 손목의 근육신호를 이용해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기술은 상용화 기대가 높다. 근육신호는 향후 게임이 접목이 가장 근접한 기술로 꼽힌다. 인식률이 95% 이상으로 뇌파신호의 인식률 60% 대비 높기 때문이다.

소니나 닌텐도가 내놓은 동작인식 콘솔 게임 기술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최근에는 미국 벤처회사가 `립 모션`이란 동작인식 기술을 내놓은 바 있다. USB 메모리 스틱 크기에 불과한 소형 디바이스로 가로, 세로, 높이 각 60㎝ 정도 공간 내에서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최대 100분의 1㎜ 정확도로 290분의 1초마다 측정해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면 허공에서도 손짓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서버·가상화 기술 미래 게임 접목도 시간문제

클라우드는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서버에서 다운로드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필요에 때라 꺼내 쓰는 방식이다. 인터넷과 LTE 같은 초고속 데이터 통신으로 가능해진 변화다. 게임 역시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아직 활성화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에도 이미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내놓은 바 있다. 클라우드 환경하에서 게이머는 IPTV·PC·스마트폰서 기존 PC나 콘솔용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 상용화는 서버당 최소 사용자 8명이 이용할 수 있어야 사업성이 있다. 아직은 서버당 4명까지만 가능하다. 국내에서 ETRI가 서버당 16명까지 지원하는 기술을 1~2년 내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새로운 서버 가상화기술을 적용하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이대현 산업기술대 게임공학과 교수는 “엔비디아가 올 초 발표한 가상화기술과 다중압축기술을 적용하면 응답 지연 시간을 크게 줄여, 서버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기술을 온라인게임 적용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작인식이나 홀로그램, 클라우드 등을 게임에 접목하면 기존 온라인 게임의 폐해로 지적되는 몰입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며 “기술의 발전이 게임 산업에도 긍정적 변화를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