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캐피털의 중국진출이 늘고 있다. 지리·문화적 접근성과 시장규모 뿐 아니라 높은 투자수익 등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진출했던 벤처캐피털이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엠벤처투자, 스틱인베트스먼트 등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의 대 중국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내 사무소 확대는 물론 성공적인 1차 펀드 청산 이후 2차 펀드까지 결성하며 최근 성공적인 투자분위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KTB네트워크는 작년 연간투자수익률(IRR)이 20%가 넘는 성적으로 1호 펀드를 성공적으로 청산한데 이어 지난달 말 2호 펀드를 결성했다. 2000년 베이징 사무소, 2006년 상하이 사무소 등을 출범시키며 10년 넘게 중국진출을 이끌어온 KTB는 현지 벤처캐피털과 공동펀드 운영 등을 통해 투자기업 매각만으로 6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창출했다.
엠벤처투자도 지난 2004년 대만파트너사와 6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결성·운영하고 있다. 내년 9월 청산예정인 이 펀드 투자수익률도 KTB 못지않을 전망이다. 해외 유명증시 상장기업 등 아직 미회수 자산이 많아 성공적인 청산을 예상하고 있다.
1호 펀드 운영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3분기 1억달러 규모의 중국 2호 펀드인 `한중협력펀드`도 결성할 예정이다. 현재 해외 파트너와 펀드 결성을 위한 막판 협의를 하고 있다. 이 펀드는 국내외 중국의 바이오, 제약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펀드 자금은 한국 50%, 대만·홍콩 등에서 50% 정도를 출자하게 된다.
LB인베스트먼트도 내년 1500억원 규모의 중국향 크로스보더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최근 중국 내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바이두에 투자회사 2개를 연이어 인수합병(M&A) 시키면서 성공적인 투자회수 사례를 만든데 힘을 받았다. LB는 지난 2007년 중국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 총 9개의 중국기업에 투자했다. 최근 중국 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현지 대표처를 법인체제로 전환하고, 현지 투자인력도 보강한데 이어 사무실도 지난 1일 상해 중심지역인 인민광장 인근으로 이전했다. 현재 1100억원 규모의 2개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이 최근 중국진출에 나서는 것은 최근 대규모 벤처자금이 풀리면서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차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벤처기업이 중국보다 몇 년 앞선다는 점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등도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중국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지난달 정책금융공사 출자를 받아 중국 투자를 위한 `해외투자 플랫폼펀드`를 구축한다. 해외 유망기업에 직접 투자한 뒤 추후 국내 중소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M&A) 등을 이끌어 내는 게 목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벤처기업은 43만여개, 벤처캐피털은 2200여개로 한국보다 각각 16배, 20배 많고 해외 벤처캐피털도 500여개나 된다”며 “중국은 투자수익이 좋고, 다양한 투자회수 방식이 존재해 더 많은 벤처캐피털들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