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차량용 전자제어 부품 및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현대오트론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4센터 10실` 체제가 `2센터 12실` 체제로 개편되고, 연구개발 담당을 신설한 것이 골자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개발 부문이 센터에서 실 조직으로 축소돼 주목된다. 출범 1년을 넘긴 시점에서 연구개발 방향 및 경영 전략을 현실화했다는 분석이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트론(대표 박상규)은 지난주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에 이어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후속 실장 및 팀장급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4센터 10실 체제가 2센터 12실 체제로 바뀐 점이다. `보디섀시제어센터`와 `파워트레인제어센터`가 남고 `차량반도체개발센터`와 `제어역량강화센터`가 실로 축소됐다.
차량반도체개발실은 김훈태 이사가 새롭게 지휘하게 되며 제어역량강화실은 윤형진 상무가 계속 담당한다.
신설된 연구개발담당은 보디섀시제어센터장이었던 박찬웅 상무가 맡게 됐다. 연구개발담당은 센터와 센터, 실과 실 간 중복 연구를 막고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후임 보디섀시제어센터장에는 장재호 이사가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지난해 4월 설립된 현대오트론이 1년여 간의 시행착오를 끝내고 경영방침을 확립한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보디·섀시와 파워트레인 분야 제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차량반도체개발실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년 이상 걸리는 차량용 반도체를 인력과 설비가 부족한 지금 당장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전장부품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한 후 장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직접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대오트론 측은 인원 조정에 따른 통상적인 인사일 뿐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원이 줄어든 센터를 인원 수에 맞게 실로 이름을 바꾼 것에 불과하며 특정 사업부문을 강화하거나 축소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현재 500여명 정도인 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년에 새로운 중장기 계획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