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계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아직 유해성에 대한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학계와 전문기관의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전자신문 주최로 열린 `송전탑 전자계 지상좌담회`에서 김남 충북대 교수는 “송전선로 유해성 논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환경건강영향보고서에서 `전자계는 암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발표했다”며 “문제는 이 보고서를 믿지 않는 것에서 논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 1996년부터 12년간 250억원을 투입해 세계 54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동물과 세포실험, 역학연구 등을 통해 `전자계 장기노출에 의해 암이 진전된다는 생체작용은 밝혀진 바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장기노출 영향에 대해 극저주파 자계와 소아백혈병이 관계가 있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며 자계노출 세기를 줄이는 것 역시 건강에 미치는 효과와도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인과관계가 입증된 사실이 없는 만큼 전자계 국제노출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83.3마이크로테슬러를 권고하고 있다.
송전선로 주변지역에 암 유병 역학조사를 진행한 안윤옥 서울대 교수는 “송전선이 지나가는 67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진행했지만 WHO 보고서와 달리 소아백혈병에 대한 통계적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일부 50세 이상 집단에서 간암과 위암의 일부 통계적 연관성이 있었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간암과 위암은 음주, 흡연 등 교란변수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추가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년간 쥐를 대상으로 전자계 영향연구를 진행한 김윤원 한림대 교수는 “암수 모두에 상당히 많은 양의 전자계를 노출시켰지만 물리적인 누적효과는 없었다”며 “암수 출산율 변화는 있었지만 이것이 꼭 전자계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전자계가 직접적으로 암에 영향이 있다고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학자로서 혹시 모를 인과관계에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야별 전자계 측정결과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