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1일 포털과 게임 부문으로 정식 분할한다.
13년간 이어온 네이버와 한게임의 동거가 끝나고 각자의 길에 나선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급변하는 모바일 시장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름다운 이별(?)
2000년 네이버컴과 한게임 합병으로 탄생한 NHN은 포털과 게임의 시너지로 국내 1위 인터넷 사업자 자리를 굳혔다. 검색광고와 부분유료화 비즈니스모델이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모바일 태풍이 불어 닥치면서 인터넷과 게임이라는 이질적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구조가 빠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NHN 관계자는 “게임 사업에 꼭 필요한 인수합병이 이사회에서 부결돼 한게임 부문이 타격을 입는 일도 일어나는 등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포털과 게임 사업 모두 규제 리스크로 엮여 있기도 하다. 한게임 고포류 게임 규제 움직임은 포털 사업을 포함한 NHN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의장 두 `오너`의 `아름다운 결별`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 첫 해외 성공 가능할까
네이버는 분할을 앞두고 독과점 논란과 규제 리스크에 휘말려 정신없는 모양새다. 정부와 정치권이 `네이버법` 제정 목소리를 높이자 네이버는 1000억원 규모 벤처 지원 펀드와 상생협의체 구성 등의 상생안을 내놓으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규제 향방에 따라 새로 출범한 네이버 앞날이 흔들릴 수도 있다.
증권가에선 규제 영향보다는 모바일 비즈니스 전환과 `라인` 성장에 관심을 둔다. 사용자 3억명 돌파를 앞둔 라인의 글로벌 확산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관전 포인트다. 모바일 전환을 서두르는 페이스북이나 중국 사용자를 늘여가는 위챗과 경쟁이 주목된다.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쏟아내는 캠프모바일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지도 관심사다.
◇파괴력 있는 게임 나올까
NHN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 및 퍼블리셔로 도약하기 위해 퍼블리싱 작품을 확보하고 자체 개발 역량도 강화하는 것이 숙제다. 이은상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최근 진행한 회의에서 “더 이상 국내 게임과 해외 게임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게임 개발·서비스의 중심이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북미와 유럽에서 성과를 거둔 댄싱앤초비엔터테인먼트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에서는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NHN엔터테인먼트가 세계 유력 개발사와 게임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지 입맛에 맞는 게임을 빠르게 개발·서비스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사업도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NHN 한게임 브랜드로 출시한 게임 중 `우파루마운틴` `피시아일랜드` `이너월드` 외에 크게 회자된 작품이 없다. 국내외에서 브랜드 입지를 확고히 세울 파괴력 있는 작품이 절실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