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휴대폰 카메라 부품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카메라모듈 제조업체들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이 상용화되고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렌즈 등 부분품까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휴대폰 카메라가 정보기술(IT)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LG이노텍 등 주요 6개 업체 카메라모듈 올해 매출 총합 전망치는 7조533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화된 2010년과 비교하면 무려 297% 늘었다.
AF 액추에이터·렌즈·블루필터·연성회로기판(FPCB) 등 부분품 매출까지 더하면 올해 휴대폰 카메라 시장은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모듈 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갤럭시S4·옵티머스G 등 플래그십 모델에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이 채택되면서 평균 판매가격(ASP)은 30~40% 이상 올랐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카메라모듈이다.
중견 카메라모듈 기업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회를 잡았다. 캠시스·파트론·파워로직스 등 카메라모듈 업체는 최근 800만화소 제품 제조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800만화소 제품은 삼성전기·LG이노텍 등 선두 업체가 주로 생산했다. 1300만화소 시장이 커지면서 중견기업도 800만화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캠시스·파트론·파워로직스 세 회사는 상반기 삼성전자 승인을 받고 800만화소 제품을 공급 중이다. 800만화소 제품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1차 벤더에 등록된 엠씨넥스도 연초 500만화소 제품 승인을 받았고, 최근에는 800만화소 시장 진입에 집중하고 있다.
카메라모듈 부분품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AF 액추에이터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했다. 그간 AF 액추에이터는 임가공 비중이 높고, 고객사 판가 압력도 심해 저부가가치 산업에 머물렀다. 최근 손떨림 방지(OIS)·줌인 등 부가기능이 장착되면서 180도 달라졌다.
렌즈·필터 등 광학 소재 산업도 활발하다. 옵트론텍·나노스가 고화소 카메라모듈용 블루필터를 국산화했다. 화소가 높아질수록 이미지센서 픽셀 크기가 작고, 빛 흡수량이 많다. 이때 광학적인 왜곡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보완하는 소재가 블루필터다.
블루필터는 기존 적외선차단(IR) 필터보다 5배 이상 비싼 고부가 소재다. 아사히글라스 등 해외 기업들이 독점 생산했지만, 지금은 옵트론텍과 나노스가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카메라 렌즈 시장에서는 디지털옵틱·세코닉스 등 국내 업체가 산요 옵티컬을 밀어내고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두 회사는 최근 800만화소용 렌즈를 국산화하고 1300만화소용 렌즈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카메라 성능 개선에 집중하면서 관련 산업이 탄력받고 있다”며 “아직 중국과 기술격차도 있어 당분간 국내 기업들의 성장세는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취합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