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 수출지원 이대로 좋은가
전자정부 수출은 지난 2002년 10만달러(1억1115만원)에서 2012년 3억4212만달러(약 3802억6638만원) 규모로 급증했다. 11년만에 3412배 증가한 규모다. 전자정부 수출 분야도 다양해졌다. 2002년 특허시스템을 처음 수출한 이래 조달·관세·재난관리·행정·물류·교육·조세·환경·교통 등으로 영역이 다양해졌다.
이러한 양적 성장에 비해 전자정부 수출은 질적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10년이 지난 후에도 전자정부 수출 대상 국가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국제연합(UN) 평가 세계 1위를 2회 연속으로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선진국 수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민간 영역에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대상으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 C&C의 북미 모바일 지불결제 시장 진출, LG CNS의 뉴질랜드 교통카드시스템 구축, 삼성SDS의 쿠웨이트 유정시설 통합 보안프로젝트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사업이라는 것도 한계다. ODA 지원 사업이다 보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해당 국가도 관리에 적극적이지 않다. 이는 부실사업으로 이어져 후속 사업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원인이다. IT서비스기업 해외사업 담당자는 “ODA 지원 사업은 지원을 해주는 나라나 받는 나라 모두 사전에 충분한 조사 없이 사업을 추진해, 현실성 없는 사업들이 많다”며 “이런 사업은 프로젝트를 완료해도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의 자금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WB외에 아시아개발은행, 미주개발은행 등 다수 국제기구가 집행하는 전자정부 해외 원조 사업은 규모도 크고, 다양하다. 이들 사업을 우리나라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전자정부 컨설팅 사업도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해당 사업에 대한 컨설팅이 아니라 전체적인 마스터플랜 수립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 해당 국가 현실에 맞게 사업을 발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컨설팅 과정에서 우리나라 경험이나 방식을 그대로 전수하기보다 해당 국가의 문화나 실정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