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ED조명 중소기업업종 지정 재검토해야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제도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주 중국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1위 업체가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이 계기다. 지난 2011년 11월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이후 퇴출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자리에 외국 업체, 특히 중국 업체가 물밀듯 들어올 것이라는 예측이 결국 현실화했다.

국내 LED 조명 시장은 최근 수요 증대에도 불구하고 공급 과잉으로 업체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브랜드가 약한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는 판에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업체가 들어오면 생존마저 위태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상황이 됐다.

킹선은 당장 대량 수요가 있는 기업 시장을 뚫는다. 이미 몇 군데 고객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별 소비자 시장은 물론이고 공공 조달시장까지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생산 핸디캡을 준 소비자 시장은 이미 오스람, 필립스, GE와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장악했다. 중국 업체까지 가세하면 우리 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 더욱이 내년부터 백열전구 생산과 수입을 전면 금지해 중국산 저가 제품이 쏟아져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 조달시장 역시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외국 업체들의 공세를 중소기업들이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다. LED 조명 시장이 결국 외국 기업의 독무대가 될 판이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20개월 만에 이렇게 무너졌다. 시장 현실을 알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폐해를 LED 조명시장이 그대로 비춰준다.

그 사이 성장한 중소 LED조명업체들이 있다면 또 모르겠다. 이번에 한국 시장에 진출한 킹선은 이례적으로 한국 제조업체에 생산을 맡겼다.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가 중국보다 기술 수준은 높다고 여겼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 중국 업체처럼 중소기업을 다독이며 같이 성장하는 모습을 진작 보이지 못한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으로 이런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지정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조명산업계의 목소리를 외면했던 동반성장위원회가 과연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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