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콘텐츠코리아 랩, 해외 벤치마킹해 실용성 높여야

콘텐츠코리아 랩, 성공하려면

`6m가 넘는 천장에 매달린 조명과 방송장비, 무대 연출을 위한 세트와 공연장, 녹음 및 영상 편집실, 무대 연습실까지 방송사와 견줘도 손색없는 장비와 공간 이용이 모두 무료다.`

우리나라 콘텐츠코리아 랩의 벤치마킹 모델인 유튜브 스페이스 로스엔젤레스(LA)를 스케치한 모습이다. 지난해 문을 연 유튜브 스페이스는 미국 재벌 하워드 휴즈의 비행장으로 알려진 플라야 비스타에 4만1000㎡ 규모로 지어졌다.

유튜브 스페이스는 아마추어 제작자들이 높은 수준의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런던과 LA에 이어 올 초에는 일본 도쿄에도 문을 열었다. 방송용 스튜디오에 버금가는 공간과 장비를 활용해 촬영과 편집까지 해 유튜브에 올린다. 제작자들은 장비와 공간 이용은 물론이고 교육과 워크숍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카페, 라운지 등의 휴식공간도 운영해 쉼터 역할도 한다.

창작자로선 기존 방송사 권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쉽게 영상을 만들어 세계 어디에서나 파고들 수 있는 인터넷 방송망인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해 세계인을 바로 만날 수 있다. 또 심사를 통해 자격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 기존 유튜브 창작자나 유명 감독과의 워크숍, 세미나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단, 공간과 장비 이용을 위해서는 구글이 내건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런던과 LA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최소 1만명 이상 구독자 확보 △6개월간 지속적인 창작물 업로드 △월간 최소 10만건 조회수 기록 △다른 사람과의 협력 의지 △18세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 제작자를 양성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구글로서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공간과 장비 대여로 양질의 콘텐츠 생산은 물론이고 이를 통한 독자들의 충성도를 높여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료로 운영되는 영국 라운드 하우스도 콘텐츠코리아 랩 설립에 참고할 모델이다.

라운드 하우스는 홀 형태의 공연장을 갖춘 아트하우스로 음악, 공연, TV 분야 진출을 원하는 25세이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교육받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원제로 운영되지만 저렴한 가격에 이용 가능하다. 미디어 제작스튜디오, 밴드 연습실, 미디어 랩, 음악녹음스튜디오 1시간 대여에 단돈 1파운드만 내면 된다.

국내에도 서울 홍익대 앞에 지난 2007년 개관한 `KT&G 상상마당`, 강남에 위치한 플래툰 쿤스트할레 등이 민간 기업이나 기관이 운영 중인 문화 콘텐츠 제작 공간이다. 전시 시설과 함께 토론과 문화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 역할을 한다.

정부는 콘텐츠코리아 랩을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3곳)과 지역(5곳)에 설치해 문화 복합공간이자 인재양성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최보근 문화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젊은이들의 높은 창작 열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한 공간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환경”이라며 “창작 열기를 실천할 공간과 네트워크 장을 마련해 콘텐츠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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