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임영록號 출범…"비은행부문 사업 고도화 나설 것"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12일 공식 취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비은행부문 사업 고도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KB금융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더미다.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와 비은행부문 강화, 조직슬림화 등 임 회장이 풀어야할 난제가 수두룩하다. 임 회장이 평소에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던 `리딩 뱅크 재도약`을 위해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가 이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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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이 12일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4층 대강당에서 취임사를하고 있다.

이달 15일 매각 공고가 나오는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 계열을 인수할 것인지, 덩치가 큰 우리은행을 인수할 것인지 여부다.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자산 615조원으로 국내 최대의 리딩뱅크로 올라선다. 하지만 동반되는 리스크도 크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못박았지만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직 슬림화 작업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

국민은행의 임직원은 2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임직원수가 1만5000여명인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4만여명에 가까운 인력이 된다. 생산성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우리은행 인수를 포기하고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 계열을 인수하면 생산성 문제는 다소 덜 수 있지만 증권업황 자체가 최악인 상황이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저성장·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진단한 것도 녹록치 않은 상황을 말해준다.

은행 부문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 과제 중 하나다. 증권, 보험 등의 계열사가 업계 하위권에 머무르는 바람에 지난해 KB금융그룹 순이익의 80%는 국민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이 필수다. 임영록 회장은 취임 후 군살 빼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인선도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대 관심사는 국민은행장이다. KB금융은 다음 주께 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차기행장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임 회장은 “조직 안정을 위해 계열사CEO 인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며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이사들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김옥찬 경영관리그룹 부행장과 윤종규 KB금융 부사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도 뒤늦게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KB금융 계열사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에 대한 재신임 여부는 국민은행장 인선이 완료되면 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처럼 일괄적으로 재신임을 묻는 쪽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

재신임 여부 대상은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과 손영환 KB부동산신탁 사장, 김한옥 KB인베스트먼트 사장, 박인병 KB신용정보 사장, 허세녕 KB데이타시스템 사장, 이정호 KB저축은행 사장 등이다. 임 회장은 계열사CEO 재신임과 관련 “CEO 능력을 평가해보고 새로운 부분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최근 노조와 협의한 것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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