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성과...서부대개발 사업, IT업체 호재

미래분야로 협력범위 확대, FTA 추진 가속 전망

박근혜 대통령이 3박 4일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30일 오후 귀국했다.

한중 양국은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향후 양국관계의 20년을 지탱할 주춧돌을 놓았다. 21년전 한중 수교 이후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경제협력 깊이를 더해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또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진전 모멘텀을 확보하고 중국의 내륙개발정책인 `서부대개발`에 국내 기업 참여 확대 모멘텀을 확보한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경제·통상협력 미래분야로 `업그레이드`

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 슬로건을 `심신지려(心信之旅)`로 정할 정도로 한중간 `신뢰외교`를 특별히 강조했다. 슬로건에 맞게 박 대통령은 나흘간 방중에서 전략적 경제 협력동반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했다.

대 중국 교역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2151억달러로 우리의 최대 수출·수입·교역대상국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제조업 분야 중심의 협력도 미래분야의 협력으로 넓혔다.

우선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 증진 양해각서` 등 7개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중 정보통신 분야의 협력을 위해 장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대기과학·생명과학·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공동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

대기 환경과 생물 다양성 등 기후변화와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고 해양과학분야에 대한 공동연구도 많아진다. 원자력 안전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협력도 적극 진행한다. 여기에 응용기술 연구개발 및 산업협력 MOU로 산업기술 장관급 회의를 신설해 협력 관계를 지속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FTA 추진 가속페달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7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높은 수준의 FTA를 조속히 체결해 2015년 연간 3000억달러 교역액 목표를 달성하기로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중 양국은 FTA 체결을 위한 `협상방식`(모댈리티:Modality)을 정하는 1단계 논의 과정에서 5차 실무협의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협상의 범위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본격 협상 단계인 2단계 논의로 진입이 늦어지고 있었다.

한국은 90% 이상의 품목에 대해 관세 또는 비관세장벽을 없애는 `선진국형 FTA`를 선호한 반면 중국은 그보다 제한적인 품목만 상호 개방하는 `개발도상국형 FTA`를 선호해왔다. 양국은 다음달 1단계 논의 단계의 6차 실무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두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높은 수준의 FTA 조속 체결`을 천명하면서 큰 틀 합의가 이뤄진데다 양국 실무자에게 방향성 있는 지침을 내리면서 향후 양국 간 FTA 논의가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부대개발 참여 확대 계기 마련

박 대통령은 30일 산시성(陝西省)의 성도 시안(西安)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안내를 받고 우리 기업의 중국 서부대개발 참여와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확대를 독려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산시성이 중국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은 산시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서부지역에 더 많은 관심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낙후한 내륙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서부대개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도 거대한 프로젝트지만 인프라 확충이나 정보기술(IT)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안에는 삼성전자가 70억달러(약 8조원)의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반도체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160여개 협력사가 동반 진출했다. LG상사, 심텍, SK텔레콤 KMW, 다산네트웍스 등 한국 기업도 다수 진출해 있다.

박 대통령은 향후 새로운 한중관계 20년을 맞아 경제협력의 `격`(格)을 지금까지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경제 전략 전환을 꾀하는 현 상황이 한국 기업들에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 방중은 한국 기업이 시안을 전진 기지로 삼아 중국 내륙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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