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종속을 피하기 위해 개방형 웹표준 `HTML5`를 선택한 스마트TV사업자들이 `유튜브`에 뒷덜미를 잡혔다. 유튜브 앱을 사용하려는 스마트TV사업자는 반드시 `브라우저 정합성 인증시험`을 받도록 하는 구글 규정 때문에 앱 배치나 출시시기 자율성이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HTML5 기반 스마트TV사업자에 유튜브 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TV 첫 화면에 유튜브 앱 배치 △구글 미국 본사에서 스마트TV 브라우저 정합성 검사 통과 두 가지 조건을 지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유튜브 앱을 첫 화면에 배치하는 것은 사업자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해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HTML5를 선택한 이유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구글TV`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조치라는 것이다. 더욱이 유튜브는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스마트TV사업자의 유료방송과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스마트TV사업자들은 앱 배치는 사업자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가 앱 위치까지 못 박는 것은 글로벌 갑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인증을 받는데 길게는 몇 달씩 소요돼 신제품 출시 시기에도 차질이 빚어진다고 하소연한다. 유튜브 앱을 탑재하려면 구글 본사에 스마트 셋톱박스나 스마트TV 등 완제품까지 보내 HTML5 브라우저에 대한 유튜브 요구사항을 다 맞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방송서비스를 하는데 왜 외국 사업자에 TV완제품까지 보내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가”라며 “외국 서비스업체가 국내 표준에 맞는지 인증받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정합성 인증을 받는데 삼성전자도 3개월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TV 서비스를 선보이는 여러 국내기업이 구글과 경쟁관계여서 구글이 인증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인증받는 데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스마트TV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TV 첫 화면이 아닌 앱 목록 화면 중 첫 그룹에 유튜브 앱이 포함되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스마트TV나 IPTV 등 다양한 사업자가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은 구글에도 좋은 일이라 인증을 지연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사용자가 빠르고 쉽게 유튜브를 사용하도록 주요 TV 제품에 HTML5 기반 앱을 제공하고 있다”며 “기술 인증을 수 일에서 수 주 내 완료하고, TV 사업 파트너가 제공하는 앱 중 유튜브가 우선 그룹에 포함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