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판매 10배 늘어, 가전업계 `습기와의 전쟁` 막바지 총력전

제습기 시장이 지난달에만 전년 대비 판매가 열 배 폭증하는 등 당초 예측을 뛰어넘는 황금기를 맞았다.

지난달 30일 롯데하이마트, 이마트 등 가전유통가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제습기 판매가 전년 대비 열 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5월부터 제조업체들의 제습기 판매가 본격화됐고 장마를 전후해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이마트 측은 비가 내렸던 17·18일 이틀간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9.8%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홈쇼핑 등지에서는 시간당 1만대가 판매되는 기록이 나왔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10~12ℓ 제품은 온라인에서 일시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Photo Image
위닉스 뽀송 조인성 TV CF

제습기 전문 제조기업 위닉스와 LG전자 간 1위 다툼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양사는 올해 제습기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각각 TV, 유튜브 광고와 연계 프로모션 등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위닉스는 배우 김슬기를 활용한 유튜브 영상 광고가 젊은층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자 배우 김수미가 등장하는 2탄도 준비했다. LG전자도 제습기와 에어컨, 세탁기 등을 연계한 상품권 증정 이벤트 등을 함께 전개하며 판매전에 맞불을 놨다.

위닉스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 GFK 자료 기준으로 5월 제습기 시장 점유율이 70%까지 이르렀다”며 “20~30대 젊은층까지 소비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적중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6월 들어 판매 대수가 두 자리대까지 늘어났다”며 “올해 목표했던 50만대 판매, 40% 시장 점유율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가에서는 올해 제습기 시장이 당초 예측했던 세 배 성장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0~50만대 수준에서 올해는 140~150만대 이상의 제습기가 보급될 것이란 예측이다.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후를 띤 일본에서 제습기는 가정 보급률이 80~90%에 이르고, 시장이 성숙기에 이른 다음에도 매년 40만대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국내 제습기 보급률은 7.3%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제습기가 보급단계기 때문에 용량이나 소음 등 기본 성능 문의가 가장 많다”며 “소비자들이 처음에는 7,8리터 등 작은 용량 제품으로 시작해 거실이나 큰방에 두기 위해 대용량 제품까지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습기 시장 수요가 폭증하자 제조사의 고민도 늘었다. 중견업체는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제습기 판매가 최대 네 배 이상 뛰면서 내년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이미 중국, 일본, 스위스 등 해외 브랜드까지 제습기 판매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가 날씨와 크게 연동되는 제품이라 수요 예측이 쉽지는 않다”며 “생산라인 확장은 물론이고 핵심부품인 콤프레서, 열교환기 등 수급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