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해 온 대기업과 대기업 계열사 등 36곳이 공공조달시장에서 즉시 퇴출된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확인서를 발급받고 직접 생산 확인 증명서를 보유한 2만707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위장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36개 기업이 위장 기업으로 적발됐다고 27일 밝혔다.
실태조사는 2006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가 시행된 지 7년여만에 전면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위장 중소기업의 관급 실적 규모는 10억~50억원 미만 납품 기업이 15개로 전체의 54%를 차지했고, 10억원 미만 납품 기업은 36%(10개)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위장 중소기업의 83%가 레미콘 업종(30개)에 집중됐고, 가구(2개), 전산업무(2개), LED 조명(1개), 식육가공품(1개)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남(12개), 충북(8개), 경기(6개), 전남(3개), 울산·경북(3개), 경남(2개), 서울(2개)순으로 조사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에 집중된 원인은 세종시 건설에 따른 레미콘 관수 물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ED업체인 네패스LED는 전자소재 전문기업 네패스가 전체 지분의 37.5%를 갖고 있고, 네패스 대표가 네패스LED 대표를 겸임해 사실상 위장 중소기업으로 드러났다.
가구업체 쏘피체는 총 191억원 어치를 납품해 위장 중소기업 중 납품 실적이 가장 많았다. 세종레미콘과 파주레미콘도 각각 87억원, 66억원 규모 관급 물량을 납품했다.
대기업중 위장 중소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쌍용레미콘(7개)이었고, 성신양회(6개), 동양그룹 및 유진기업(각 5개), 삼표그룹(4개)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위장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배 유형으로는 공장 임대, 중소기업 지분 확보, 대표 겸임 등으로 나타났다.
중기청은 위장 중소기업으로 확인된 36개 기업 명단을 `공공구매종합정보망`을 통해 공고하고, 조달청 등 공공기관에 통보해 향후 공공기관이 중소기업간 경쟁 입찰에서 참여를 제한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이번 적발로 향후 5년간 위장 중소기업이 납품할 뻔 했던 3540억원 규모 제품 공급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기청은 이날 공공조달시장 건전화 방안도 내놨다.
영세기업 보호·육성을 위해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를 신설해 오는 11월부터 시행한다. 제도는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품 중 소기업 수주 비율이 낮은 품목을 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정하는 것이다. 중기청은 제도가 시행되면 향후 5년간 조달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1만2000여개 소기업에게 9조6000억원의 수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청은 또 중소기업제품구매촉진 및 판로지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제도 위반시 9월부터 해당 기업에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조달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이번 공공조달시장 건전화 방안은 위장 중소기업의 퇴출을 촉진하고 영세기업의 진입을 촉진함으로써 공공 조달 시장에 건전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