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저녁 서울 문래동에 위치한 GS샵의 스튜디오에서는 `돌 요나나스`의 방송이 한창이다. 얼린 바나나와 라즈베리를 요나나스에 넣어 돌리니 순식간에 아이스크림이 완성되고 “천연 과일 100%와 엄마의 정성만 들어갔어요” 라는 쇼핑호스트의 멘트에 주문전화가 껑충 뛴다.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얼린 우유로 눈꽃빙수를 만들고 이유식을 만드는 시연과 세척이 쉽고 미국에서 100만대 판매된 가전이라는 쇼핑호스트의 설명이 이어진다. 이 제품은 GS샵 방송 연속 8회 매진 기록을 세우며 4만 대 이상 팔려나갔다.
이처럼 새로운 컨셉트 가전제품이 단기간에 인기 가전으로 도약하는 데 홈쇼핑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말이나 문서로 설명하기 힘든 기능과 생소한 특장점을 한시간 동안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기름 없이 뜨거운 공기로 튀김 요리를 만드는 `에어프라이어`는 물론 아쿠아트리오(청소기), 에스프레소커피머신, 액티브케어(헤어드라이어와 매직기 결합) 등도 홈쇼핑 소개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올해 빅히트 가전으로 꼽히는 제습기 역시 TV홈쇼핑을 통해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았다. 제습기가 본격 보급되지 않고 개념이 생소했던 3~4년 전부터 TV홈쇼핑들이 앞다퉈 소개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
새로운 가전은 홈쇼핑을 통해 가장 먼저 선보여 성공한 후 다른 유통채널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 홈쇼핑이 매력적인 이유는 광고와 구전마케팅이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1시간에 걸쳐 쇼핑호스트의 상품 시연과 설명으로 이뤄지는 TV홈쇼핑은 해당 상품의 특징이나 기능을 그 어떤 유통 채널보다 자세하게 설명해줘 상품의 홍보와 판매가 동시에 가능한 것. 이러한 TV홈쇼핑의 장점은 특히 시중에 없었거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신개념 가전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홈쇼핑은 새로운 가전, 중소기업 제품의 시장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김병구 GS샵 생활디지털팀 MD는 홈쇼핑이 신개념 가전, 중소기업 신제품을 확산시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GS샵은 중소기업이 부족하기 쉬운 마케팅 부분을 보완해 준다”며 “전문 상품기획자들과 마케터들이 시장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마케팅 방향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훌륭한 상품을 개발하더라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분석해 상품을 재구성하고 가격과 판촉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활동이 필수적이다. 김병구 MD는 중소기업과 실제 상품 방송때까지 12~13번의 사전 회의를 통해 마케팅 포인트를 구체화 하는 작업을 거친다고 했다.
그는 “일반 오프라인 매장 판매의 경우 고객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홈쇼핑은 고객 세분화가 가능하다”며 “가전사들이 고객 반응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홈쇼핑의 강점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TV홈쇼핑은 지리적 제약이 없이 전국에 동시에 노출할 수 있고 소비자 반응도 빠른 시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