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연락채널 또 끊겨…개성공단 기업인 회담 촉구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고 하루가 지난 12일 오전 판문점 연락채널도 다시 끊겨 경색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북당국회담 개최로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기대했던 입주기업들은 남북 정부에 공단 정상화를 위한 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측 연락관이 오전 9시께 시험통화를 했으나 북한 측이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11일 북한의 일방적 단절 통보로 끊긴 남북 연락채널이 7일 재가동 이후 닷새 만에 다시 끊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북한은 전날 남북당국회담 우리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결정한 것을 문제삼아 일방적으로 12일로 예정된 남북당국회담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판문점 연락채널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은 회담 무산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남북 연락사무소 연락관들은 통상 전화 2회선(팩스 1회선)을 통해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께 업무개시 통화를, 오후 4시께 마감 통화를 해 왔다. 또 주요 사안이 있을 때는 이 채널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아왔다.

회담 무산으로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회담 무산에 낙담하며 남북 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비대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당국자 회담에 조속히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입주기업들은 남북 당국자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회담이 무산돼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우리 정부도 기업인의 고충을 헤아려 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서는 기계설비 점검이 시급하다”며 “설비 점검팀이 즉시 방문할 수 있도록 통신 연결 등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공단에 남겨둔 설비가 못 쓰게 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을 우려했다. 비대위는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에 설비 점검을 위한 일부 인원만이라도 공단을 방문할 수 있도록 양측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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