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 국세청 차세대 2단계도 삼성SDS 몫…분할 발주 취지 못살려

1600억원 규모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전면개편 2단계 사업도 1단계 사업자인 삼성SDS의 몫이 될 전망이다. 공공정보화 사업 중에서는 드물게 분석·설계와 시스템 구축을 분할, 사업자 선정을 추진했지만 제안업체가 없어 의미가 없게 됐다.

국세청은 차세대 2단계 사업을 발주했으나 1단계 사업자인 삼성SDS만 단독 입찰해 1차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오는 17일까지 재입찰을 받는다고 11일 밝혔다. 재입찰에서도 단독 입찰이 이뤄지면, 삼성SDS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1단계 사업자가 당연히 2단계도 수주(?)

국세청은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구축 사업 예산이 국회 통과될 때 분석·설계와 시스템 구축을 분할 발주하도록 제시받았다. 이후 사업비 2300억원 중 발주금액인 2000억원을 분석·설계(1단계, 400억원)와 시스템구축(2단계, 1600억원)으로 나눠 발주했다.

2012년 발주된 1단계 사업은 삼성SDS·LG CNS·SK C&C 등 대형 3사가 치열한 수주전을 펼쳐 삼성SDS가 수주했다. 그러나 1단계 보다 금액이 4배 많은 1600억원 규모의 2단계 사업은 삼성SDS만 단독 제안해 1차 입찰이 유찰됐다. 오는 17일 마감되는 2차 입찰도 삼성SDS 단독 입찰이 유력한 상황이다.

대형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공공 분야는 1단계 사업자가 당연히 2단계 사업도 수행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1단계 사업자 외에는 누구도 관련 사업에 관심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달 중 2단계 사업자를 선정, 2015년 10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1차 연도로 내년 6월 말까지 각종 시스템 개발과 단위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후 2014년 말까지 통합테스트와 이행을 준비한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테스트 등 최종 리허설을 거쳐 2015년 9월 29일 개통한다.

◇분할 발주 정착되려면 상세 RFP 가능해야

국세청의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분할 사업 발주는 공공에서는 드문 경우다. 중장기 사업이라도 예산 배정 때문에 단년제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분석·설계와 시스템구축을 분할, 추진한 사례는 거의 없다.

분할 발주는 부가가치가 높은 분석·설계 업무를 보다 전문화하고 단순 개발 업무는 별도 인력이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소프트웨어(SW) 사업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고급 인력 이탈을 막아 체계적인 인력 양성을 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분석·설계와 시스템구축 사업 분할 발주가 정착된 곳은 금융권이다. 자체적으로 높은 IT역량을 갖춰 상세 제안요청서(RFP)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현실적으로 상세 RFP 작성이 불가능해 분할 발주 시 시스템 구축 RFP는 기존 사업자에게 의존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가 후속 사업까지 당연히 수주하게 되는 배경이다.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전면 개편 사업 현황

자료 : 국세청

1600억 국세청 차세대 2단계도 삼성SDS 몫…분할 발주 취지 못살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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