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전자회사는 모 홈쇼핑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고민이 생겼다. 경기불황으로 회사 운영이 예전 같지 않은데 홈쇼핑회사에서 추가 세트 제작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A 회사는 슈퍼갑인 홈쇼핑회사의 말을 거절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세트비를 내기로 했다.
홈쇼핑 시장에서 납품업체들을 괴롭히는 이런 사례가 앞으로 없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불공정 사례로 보고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 표준거래계약서를 개정, 근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 인테리어·자동응답시스템(ARS) 등 비용 분담에 관한 표준거래계약서 2종을 개정,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납품업체는 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와 계약 체결 시 약정하는 판매수수료, 판매 장려금 외에 거래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비용 부담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추가비의 분담 기준이 없어 협상력이 약한 납품업체가 추가 부담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실정이다.
실제 TV홈쇼핑에서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ARS 비용은 2009년 3130만 원에서 2011년 4850만 원으로 55%나 늘었다. 이런 불공정한 해위를 없애기 위해 공정위는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간 표준거래계약서를 개정, 방송제작에 들어가는 비용(판매전문가·모델비·세트제작비)은 원칙적으로 TV 홈쇼핑회사가 부담하게 했다.
다만, 납품업체가 판매전문가·출연모델·세트 등 변경을 요청할 경우, 추가 소요 비용은 유통업체와 협의해 정할 수 있게 했다. 방송에 사용할 회사 홍보물 제작시 TV홈쇼핑 회사가 자사 또는 자신이 정하는 곳으로 제작케 하는 행위도 금지시켰다.
이번 조치로 납품업체당 연간 1억300만원 상당의 TV홈쇼핑 방송 제작 관련 추가 부담이 경감할 것으로 공정위는 추정했다. 개정안은 또 납품업체에 과도한 ARS 할인을 요구하는 행위도 제재, 납품업체에 50% 이상을 분담시킬 수 없게 했다.
송정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지난 2011년 현재 상위 5개 TV 홈쇼핑사의 납품업체당 ARS 비용은 4550만원으로 총 490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이번 개정안으로 납품업체의 ARS 할인 비용 부담 경감액이 연간 최소 245억 원, 업체당 평균 2300만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