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재스민혁명을 막아라.`
터키 정부가 지난 2011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촉발된 `아랍의 봄` 재현을 막기 위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접속을 차단했다고 3일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지난 주말 터키에선 도심 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며 수백명이 다치고 17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스탄불에서 시작된 시위는 앙카라와 베식타스 등 67개 도시로 번지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 양상으로 번져간다. 이들은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과 과잉 진압에 분노하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퇴임을 요구한다. 선거 승리로 집권한 에르도안 총리는 아랍 독재자들과 다르지만 주류 판매를 제한하고 정부 비판 언론인을 억압하는 권위적 태도로 터키인들의 반감을 키워왔다.
시위가 격화된 지난 주말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주요 대도시에서 이동통신망이 차단되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로그인이 제한됐다. 시위 현장에선 경찰이 쏜 플라스틱 총에 시위자 한 명이 실명하는 등 폭력이 난무했다. 경찰의 폭력 진압 모습과 시위 참가 독려 메시지가 SNS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지 IT 관계자는 “터키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3G망은 물론이고 지역 인터넷망도 제한됐다”며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철수한지 30분 후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접속이 재개된 것을 감안할 때 정부가 인터넷망을 차단했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가 서비스 접속을 차단했다는 의혹에 대해 페이스북은 자세한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성명서에서 “인터넷의 핵심을 정보 생산과 공유”라며 “접속 제한은 국제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