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게 돌아보면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은 방관정부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꺼낸 말이다. 박근혜 정부에 야권의 평가는 혹독하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전병헌 의원도 정부가 현안에 뒷짐을 지고 있다고 실종정부라고 비판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개성공단이 철수하고, 진주의료원이 폐쇄되고, 밀양 송전탑 문제로 어수선하지만 현안에 대해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실려있다.
야권의 날선 비판과 함께 여권에서도 새 정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황우여 대표는 최근 경제민주화실천모임 1주년 행사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가 최대 화두가 됐지만, 정작 정부는 이른바 `슈퍼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 정책의 혼선으로 인한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규제개혁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손톱밑 가시 제거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작은 일에 치우치다 보니 대못을 못 뽑았다는 지적이다.
정부 정책을 일선에서 집행하는 기관은 미래를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은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정부로 탄생하면서 정치적이나 제도적으로 견실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선 제도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에 연구개발을 지원하더라도 하드웨어(HW)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할 고급인재가 유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조경제의 주체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실제 일을 하는 사람이 신바람나게 일하고 토론 문화가 만들어져야 각계 융합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가 제도 마련을 통해 차근차근 이를 뒷받침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강조한 콘텐츠 분야 정책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정부가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정책을 펴는 것은 적절했다”면서 “콘텐츠가 국민 경제의 큰 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정책지원이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내세웠듯 자유로운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손톱 밑 가시` 제거 작업이 곳곳에 확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화가 세계 속에 꽃피는 한류 흐름이 국가 경제 성장의 한축을 담당하도록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