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룹 신규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 봇물…

54%까지 올라

새 정부 들어 경제민주화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검찰과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의 대기업 사외이사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20대 그룹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상장사 사외이사 94명 중 30%가 넘는 29명이 이들 3개 권력기관 출신이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부처 관료 출신 사외이사까지 합치면 그 수는 51명에 달했다.

29일 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한 20대 재벌기업 149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검찰과 법원을 비롯한 법조계,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이른바 3개 권력기관을 포함한 관료 출신 비중이 크게 늘어난 반면에 학계와 재계 인사는 대폭 줄었다.

법조계와 국세청, 공정위 출신을 모두 포함한 관료 출신 신규 선임 사외이사는 총 51명으로 전체 94명 중 54.3%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38.9%에 비해 비중이 15.4%포인트나 높아졌다. 부처별로는 검찰과 법원 등 법조계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세청 9명, 공정위 3명 순이었다.

이들 3개 부처 출신 외에 나머지 관료 사외이사는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정원, 기획재정부, 감사원,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수십개 부처에서 한두 명씩 배출됐다.

작년 말과 비교해 법조계 출신 인사 비중은 3.8%포인트나 높아졌고 국세청과 공정위 비중도 가각 3.5%포인트, 1.2%포인트 올라갔다.

학계 출신은 올해 25명이 선임돼 수적으로는 가장 많았지만 전체 신규선임자 대비 비율은 26.6%로 지난해 말보다 8%포인트나 낮아졌다. 재계와 언론 출신도 16명과 2명으로 각각 5.6%포인트, 1.4%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수로는 여전히 학계 출신 인사가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료(법조, 국세청, 공정위 제외) 출신 22명→법조 17명→재계 16명→ 국세청 9명→공정위 3명→언론 2명 등의 순이었다.

신규선임자를 합친 20대 그룹 총 사외이사 수는 작년 509명에서 올해 489명으로 20명 줄었다.

그룹별로는 삼성 사외이사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58명 중 학계 인사가 35명으로 비중이 가장 높고 이어 관료 15명이 뒤를 이었다. 관료 중에서는 법원과 검찰 등 법조계 인사가 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대차는 총 43명의 사외이사 중 학계 출신은 19명에 불과하고 관료 출신이 22명에 달했다. 특히 이 중 세무와 공정위 출신이 각각 8명과 7명을 차지했다.

하위 그룹으로 갈수록 관료 출신 인사 비중이 급격이 높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두산은 총 26명 중 법조계 출신 8명을 포함, 관료 출신이 17명(65.3%)에 달하고 CJ도 26명 중 관료 출신이 18명으로 69.2%에 달했다. 신세계는 학계 출신이 단 한 명도 없이 총 17명 중 15명(88.2%)을 관료 출신들로 구성했다. 동부그룹 사외이사 역시 총 20명 중 13명이 관료였다.

20대 그룹 신규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 봇물…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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