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LED·광통신 기술 융합 신시장 개척 통했다

광주광산업체들이 신시장 개척을 위해 이업종 간 융합프로젝트를 시도해 화제다.

LED와 광통신 기업들은 각자 장점을 결합한 태양광 충전식 LED 램프를 잇따라 내놓고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약 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개도국 LED조명 교체 시장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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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LED, 광통신기업들이 신시장개척을 위해 융합프로젝트로 힘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수 골드텔 사장, 이장선 웨이브시스컴 사장, 안선영 한국광산업진흥회 부장, 심상인 라이텍코리아 대표.

LED 제조업체 라이텍코리아의 심상인 사장은 지난 2011년 몽골 출장 중 저녁 7시만 넘으면 대다수 마을이 암흑으로 변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태국 치앙마이의 오지마을도 사정은 비슷했다. 개발도상국 대부분은 전기 생산능력이 부족하고 공급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조명시설이 부실하다. 서민들에게 조명은 사치품이었다.

이들 국가에 효율 높은 LED조명을 공급해야겠다는 생각이 사업 아이템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불을 밝힐 전원이 없다는 문제에 봉착한 심상인 사장은 이웃사촌인 이재수 골드텔 사장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광통신 전문가인 이 사장은 지구 어느 곳에나 있는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LED 제품을 만들자는 해결책을 내놨다.

LED와 광통신 기업인의 의기투합은 태양광 충전식 LED램프 연구개발로 이어졌다. 통신네트워크 전문가인 이장선 웨이브시스컴 사장도 힘을 보태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던 중소기업 대표들이 매주 모였다. 여기에서 광주광산업과 공적개발원조를 결합해 개도국 진출과 나눔의 실천이라는 목표를 수립했다. 미국과 유럽 등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경쟁시장보다는 개도국 신규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 회사들이 개발한 LED램프는 리튬이온전지 방식으로 완충 시 20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낮에 태양광으로 충전하면 밤새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몽골, 태국, 네팔 등 오지지역에 설치된 100여기 제품들은 1년이 지났지만 문제없이 가동되고 있다.

고장이 잦은 중국 제품에 비해 신뢰도와 성능이 뛰어난 한국제품의 우수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지 반응도 좋은 편이다. 제품 구매는 선진국의 공적개발지원 예산과 대기업의 사회공헌비용 등으로 충당된다.

이 기업들은 해외네트워크 구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원아시아, 유네스코, YMCA 등 사회봉사단체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빛과나눔 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다. 산학연관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포럼도 이달 말 발족한다. `인권도시`로 알려진 광주시도 NGO 네트워크, 기업 간 협조체제 구축 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호남권본부와 한국광산업진흥회도 ODA개발도상국 지원사업을 올해 특성화사업으로 선정해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심상인 사장은 “전 세계 70억 인구 가운데 조명 없이 사는 사람이 16억명에 달할 정도로 문명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며 “이들 국가에 한국의 우수한 LED조명 기술을 전파한다면 국가 이미지와 신뢰도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영 한국광산업진흥회 부장은 “광주광산업과 ODA의 결합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미래 아이템으로 적합할 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절감 등을 유도할 수 있다”며 “광산업체의 해외 틈새시장 발굴과 국제 나눔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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