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책 3위 `코보` 한국 진출 초읽기…

대형 출판사 콘텐츠공급 불 댕길수도

세계 전자책시장 3위 기업 코보가 올해 한국에 진출한다. 글로벌 1위 업체 아마존의 진출 계획에 이은 메이저 업체들의 잇단 진입이다. 지금껏 전자책 콘텐츠 제공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메이저 출판사들도 글로벌 업체가 유통·수익 등 조건을 맞춰준다면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입장이어서 국내 전자책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20일 교보문고와 전자책 플랫폼 개발업체 웅진오피엠에스(OPMS)에 따르면 이달 초 코보가 한국을 방문해 양사와 각각 전자책 관련 협력을 타진했다. 이번 접촉에서 코보는 자사 전자책 단말기에 들어갈 한국 콘텐츠 확보에 집중했다. 코보는 320만권의 전자책, 잡지, 신문을 약 190여개 국가에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는 진출하지 않았다.

코보는 한국 진출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전자책 콘텐츠업계 관계자들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보 측과 미팅을 한 업계 관계자는 “코보 관계자는 한국 콘텐츠 수급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올해 안에 한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마존도 올해 안드로이드 기반 `아마존 앱스토어` 한국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글로벌 업체의 진출로 메이저 출판사들도 전자책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 출판사들은 합리적인 유통과 수익구조, 보안 등의 조건을 해외 업체가 보장한다면 전자책 콘텐츠를 공급한다는 입장이다.

한 메이저 출판사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가 들어오면 새로운 유통창구로 고민할 것”이라며 “유통과 수익의 합리적인 조건, 보안, 담당 채널 유무 등의 조건이 맞는다면 전자책 콘텐츠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메이저 출판사들은 유통구조 등의 문제로 전자책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는 곳이 많다. 전문가들은 전자책 콘텐츠가 부족해 한국 전자책 시장이 커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이상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전자출판팀장은 “메이저 출판사들은 기득권과 수익성 이유를 들어 콘텐츠 공급을 꺼려온 측면이 많다”며 “국내 전자책 시장이 커지기 위해선 대형 출판사들이 콘텐츠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체 출판 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2% 수준이다. 작년 글로벌 출판 시장 속 전자책 시장 비중은 7.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전자책 업체가 들어오면 국내 대형 메이저 출판사가 전자책 콘텐츠 제공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전자책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아마존, 코보 등 글로벌 전자책 업체가 들어와 국내 메이저 출판사에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메이저 출판사가 지금과 달리 콘텐츠 적극 공급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노지은 KT경제연구소 과장은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에 들어오면 전자책 업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회”라고 전망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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