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유통 시장에 `계절 특수`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入夏)가 지났지만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여름·겨울 가전제품 수요가 함께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어컨·선풍기 등 여름 가전제품과 함께 소형 난로 등 겨울 제품 판매량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겨울 가전제품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아침·저녁에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난방 가전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소형 난로는 20%, 전기히터는 60%, 1인용 소형전기방석은 40%씩 각각 판매량이 늘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 판매한 여름 가전제품 수량은 80%가량 증가했다. 올여름 폭염에 대비해 미리 냉방 용품을 준비하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형 에어컨은 180%, 쿨매트·쿨방석은 200%씩 급증했다.
다른 오픈 마켓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G마켓의 최근 한 달간 전기히터·전기방석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0%, 77%씩 증가했다. 이동식·창문형 에어컨은 80%, 벽걸이형 에어컨은 46% 늘었다. 탁상형 미니 선풍기 판매는 28% 성장했다.
롯데닷컴은 겨울가전은 212%, 여름가전은 231%씩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에어컨은 지난 3월부터 신제품 출시와 예약 판매가 맞물리면서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11번가는 겨울가전 15%, 여름가전 20%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족이 늘면서 전기담요와 전기방석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평균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아 겨울철 소형 가전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폭염에 대비한 여름철 가전 수요와 맞물려 계절 특수가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상청에 따르면 5월에 이상 기후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돼 겨울·여름철 가전 동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