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지역, 대기오염에 정전 위험도 커져

도서지역 발전기용 연료가 등유 계열로 전환되면서 대기오염과 정전사고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전력이 환경오염이나 발전기 안정성보다 경제성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5월부터 도서지역 발전기 연료를 경유에서 부생연료 1호로 교체하기로 하고 최근 구매계약을 맺었다. 부생연료 1호는 석유화학공장에서 나프타를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등유와 성분이 유사하다.

한전의 결정은 연료 구입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전은 지난해 도서지역 발전용 경유 구입비용으로 905억원을 지원했다. 경유에 비해 리터당 425원가량 저렴한 부생연료 1호로 바꾸면 연간 215억~240억원 구입비용이 줄어든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문제는 환경오염과 정전사고 위험 증가다.

일반적으로 등유는 경유보다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부생연료 1호에는 황성분이 경유보다 세 배 이상 많다. 연비도 떨어져 기름 사용량은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도서지역 발전기는 배출가스 규제를 받지 않아 대기 중에 그대로 노출된다.

한전이 운영 중인 도서지역 발전기 용량은 전국 63개 도서에 9만1295㎾다. 연간 발전량은 8억㎾h에 달한다. 500㎾ 발전기(두산커머셜엔진)를 기준으로 등유를 넣은 2000cc 경유 차량 1668대가 동시에 매연저감장치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것과 같다.

발전기 내구성 문제로 정전 위험도 커진다. 도서지역에 설치된 발전기는 경유 전용 엔진을 탑재했다. 등유 계열은 윤활유 성분이 적어 엔진이 잘 눌어붙고 불완전 연소로 배출가스도 많아진다.

엔진 제조업체 관계자는 “경유 차량에 등유를 넣고 달리는 것과 같다”며 “발전기 고장이 잦아져 사용자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은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환경오염 배출 물질도 기준이 모호해 경유에 비해 더 많이 배출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석유품질관리원에서 성분을 분석해보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며 “연료 가격이 워낙 싸기 때문에 예상되는 문제점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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