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음향 수술 나이프(Optoacoustic surgical scalpel)는 초음파를 이용해 암세포를 표적 치료하거나 최소 절개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의료 기술이다.
광음향 수술 나이프의 기반 기술은 `광음향 효과`다. 광음향 효과는 나노초(nanosecond, 10억분의 1초) 펄스 형태의 전자기파를 특정 물질에 조사하면 순간적인 열적 팽창으로 음파가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을 말한다.
전자기파를 초음파로 바꿔주는 광음향 렌즈로 초음파를 세포 수준의 미세 영역에 정밀하게 집중 조사해 암을 치료하는 것이 광음향 수술 나이프의 원리다.
광음향 수술 나이프의 가장 큰 장점은 표적 치료다. 조직의 최소 영역만을 절개하거나 응고시킬 수 있어 내부 출혈도 줄여준다. 또 내시경 기기나 로봇 수술기의 액추에이터와 연결하면 인체 내부에 삽입해 사용할 수 있다. 혈관에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광음향 스텐트 기술로의 발전도 예상된다.
특히 최신 외과 수술 방식인 `NOTES(Natural Orifice Translumenal Endoscopic Surgery)`와 결합하면 피부 절개 없이 인체 장기의 표면에 생긴 암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
현재 광음향 효과는 의료용 기능영상진단 기술로서 혈관의 미세 영상, 저산소증 및 멜라노마 등 암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각종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대 연구 그룹은 이에 관한 기초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실제로 CT, 내시경 등 의료영상진단기기와의 융합도 이뤄지고 있다.
초음파 치료 기술은 집속초음파치료(HIFU)를 중심으로 국내외 연구 개발이 활발하다. 필립스 등 다국적 의료기기업체의 기술 수준이 이미 상품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이러한 기술을 결합한 광음향 수술 나이프는 지난 2010년 이후 미국에서 처음 연구 보고될 만큼 아직 초기 단계다.
광음향 수술 나이프의 상용화는 광음향 렌즈의 초음파 변환 효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광음향 렌즈는 광에너지를 초음파 에너지로 변환하고 이를 집중 조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장치다.
광음향 렌즈는 광흡수체와 초음파집광체로 구성된다. 광흡수체는 높은 흡광도를 나타내고 신속한 열 변환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흡광도가 높은 나노물질을 이용한 구조체 개발이 필요하다.
초음파 집광체는 열적 팽창을 통한 초음파의 발생과 집광을 지원할 수 있는 적절한 열적 특성을 지닌 재료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배영민 한국전기연구원 첨단의료기기연구센터 박사는 “최근 비방사선 암치료와 비침습 또는 최소 절개에 의한 암수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초음파에너지를 이용한 광음향 수술 나이프는 의료기술 변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미래 의료기술이 될 것”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