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병원 트렌드①]의료 서비스 ‘소비자’가 중심에 선다

포브스는 연초 ‘2013년, 디지털 헬스의 해’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의료서비스와 건강관리에 IT가 접목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이며 u-헬스케어(u-Healthcare)라는 단어는 더 이상 새롭지도 인상적이지도 않다. 그런데 새삼 올해를 디지털 헬스의 해라고 명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브스는 신기술의 활약, 수치화된 셀프 건강관리(“quantified self”), 빅데이터와 전자의무기록(EMR) 등 10가지 이유를 들고 있지만 ICT 접목 의료 서비스는 최근 세 가지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의료 서비스 제공자보다 소비자(고객) 중심 △전용 단말기를 요구하지 않는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발전 △사후 진단-치료에서 사전 대응과 예방의 웰빙 바람이 그것이다.

우선 의료정보화의 초점이 의료진에서 사용자(고객)에게 옮겨간 것이 첫 번째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호스피털/디지털 헬스케어의 1세대는 주체가 의료기관(병원)이었다. 따라서 OCS, PACS, EMR 등 병원정보화시스템 구축이 주를 이뤘고 더 나아가 데이터 분석 기반의 병상관리(환자) 솔루션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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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환자 이력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저장,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의료정보시스템을 구현함으로써 의료 서비스 소비자(환자)에게도 혜택은 돌아간다. 환자의 재방문시 혹은 의료진(의료기관)의 변동에도 디지털화된 질병 이력 관리로 빠르게 진단 및 치료,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등 의료 서비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의료정보화시스템의 구현은 의료진들의 기존 의료 행위 및 관습을 바꾸는 것이었기에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디지털 호스피털 2세대는 기관(병원)에서 의료 행위의 직접적인 제공자인 의료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사는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환자가 누워 있는 병상에서 의료 영상 기록이나 환자 이력 데이터를 곧바로 조회해 환자에 필요한 진료/치료와 처방을 빠르게 내릴 수 있게 됐다. 한정된 시간 내 더 많은 환자를 돌보거나 환자 당 의료진의 케어 시간을 더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13년 디지털 호스피털 3세대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다. 그 변화는 모바일 컴퓨팅, 데이터 분석, 의료 서비스 프로세스 각 부문이 연계된 통합정보시스템 등 기술의 발전이 주도했지만, 스폿라이트는 기술을 비추고 있지 않다. 디지털 호스피털 3세대의 가장 큰 의미는 ICT 기반 의료 서비스 고도화가 바로 소비자, 즉 환자에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1, 2세대는 의료 행위를 하는 주체, 즉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디지털 헬스, e-호스피털의 중심에 있었다. 물론 네트워크 기반의 원격 의료 관리 서비스인 u-헬스케어는 환자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병의원보다는 국가 의료기관(보건소), 공공 병원에서 관심을 가졌고 법규제에 가로막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1, 2세대의 디지털 헬스에서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즉 환자는 그에 따른 혜택을 2차적으로, 수동적으로 누리는 위치였다. 디지털 의무기록 시스템과 모바일 기기, 병원 업무 시스템 연동 등에 따라 환자의 대기 시간이 줄어들고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의료진들의 많은 케어를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환자는 의료정보화의 혜택을 간접적으로 받는 위치였다.

그러나 디지털 호스피털 3세대는 환자, 즉 의료 서비스의 소비자이자 사용자인 고객을 중심에 두고 있다.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에 강제 의무 적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 의료보험제도 아래에서 의료 서비스는 공공재의 성격을 띄고 있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치료 중심 의료 서비스는 이제 건강한 삶을 위해 선제적으로 예방 관리에 활용하는 웰빙의 수단으로서 전환, 확산되고 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의료 서비스의 국가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현재 치료 중심의 전통적 서비스로는 성장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선택의 폭이 대폭 넓어진 고객(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환자 편의 서비스를 발굴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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