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연구개발(R&D)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척도다.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원천 기술이나 첨단 응용기술 모두 R&D 없이는 빛을 볼 수 없다. 기초기술과 사업화의 중간 단계다. 한 두 해 반짝 투자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성질도 아니다.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앞 다퉈 R&D에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투자를 늘린 결과 2011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OECD 국가 중 4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민간 기업의 R&D 투자비중 역시 이스라엘, 일본에 이어 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R&D 투자규모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대비 R&D 투자규모가 1.48%로, 핀란드와 대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바로 이웃나라인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R&D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상대적 지표인 CDP 대비 R&D 투자비중은 한국을 따라오지 못한다.

투자규모가 이 정도라면 투자효과도 비슷한 수준이 돼야 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피인용 횟수는 세계 20~30위 수준으로 뒤처진다.

R&D 대표 성과로 꼽히는 기술사업화 성적표도 초라하다. 정부출연연이 보유한 특허기술 3건 중 1건 정도만 사업화로 이어진다. 나머지 2건은 빛을 보지 못하고 기술로만 남는다.

요즘 부쩍 국가 R&D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순수 R&D 투자 비중은 줄이되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과 지원 인력·조직은 늘리자는 것이다. 맞는 얘기다. 이는 R&D와 사업화 간 칸막이를 없애는데 가장 필요한 인프라다.

기술사업화에 관심이 많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어떤 솔루션을 내놓을지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신선미 전국취재팀 부장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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