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 사출 화려한 귀환... 스마트폰 및 액세서리 수요 폭증으로 고부가 제조업 부상

한때 사양산업으로 분류돼 정보기술(IT) 제조업의 중심에서 밀려난 사출이 화려한 모습으로 귀환했다. 스마트폰 시대 도래로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사출 기술이 중요해진 덕분이다.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한데다 배터리 케이스 등 액세서리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사출은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탑스·신양엔지니어링·모베이스·우전앤한단·KH바텍 주요 케이스 사출 5개사 매출총액은 2010년보다 47.5%나 성장한 2조976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개화한 지 2년 만에 일군 성과다. 5개사 올해 매출총액은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2조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후반까지 3000억원대 매출에서 횡보했던 인탑스는 갤럭시 시리즈 수주로 1조원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 9765억원보다 23% 늘어난 1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신양엔지니어링 등 4개사도 꾸준하게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우전앤한단·모베이스·KH바텍 3사는 원래 국내 매출 의존도가 낮은 기업이었지만, 지난해 갤럭시 시리즈 협력사로 편입돼 상승세에 올라탔다.

과거 휴대폰 케이스 시장은 사출기 몇 대만 있으면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장벽이 낮았다. 휴대폰 케이스 재질이 제한적이고, 디자인도 단순했기 때문이다. 케이스 사출업체들이 매년 살인적인 단가 인하에 시달린 이유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디자인이 스마트폰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높은 수준의 정밀 기술이 필요해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디자인 싸움으로 귀결되는 게 단적인 예다.

기술 수준이 낮은 업체들은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었다. 한때 국내 케이스 사출 시장 1위를 차지했던 피엔텔은 매출이 반토막났고, 참테크글로벌은 크루셜텍에 인수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플래그십 모델을 확보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며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지 않았다면 사출산업은 여전히 저부가 구조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출산업 상승세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벗어나 카메라 렌즈로 옮겨 붙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고화소 카메라용 렌즈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향후 고화소 카메라용 렌즈 생산을 위한 사출 투자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출산업 성장 덕분에 관련 부품 및 장비 시장도 들썩인다. 사출용 몰드베이스를 주로 생산하는 기신정기는 올해 들어 스마트폰 케이스 비중이 급속도로 늘었다. 2011년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9.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4.6%로 높아졌다. 올해는 3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사출기 시장을 양분한 우진플라임과 LS엠트론도 관련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주요 스마트폰 케이스 사출업체 매출 추이 (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업계 전망치

사양산업 사출 화려한 귀환... 스마트폰 및 액세서리 수요 폭증으로 고부가 제조업 부상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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