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박상진)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유럽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지난해 독일 카코에 이어 이탈리아 루치오니까지 유럽 내 유력 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SDI는 루치오니와 공동으로 이탈리아 최대 전력·가스공급 업체 에넬(ENEL)의 스마트그리드 사업 `Grid4EU`에 1㎿h급의 ESS를 구축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업은 태양광 발전과 연계한 전력망의 공급 안정화가 핵심으로 이탈리아 중북부 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 지역에 설치된다. 삼성SDI는 리튬이온 2차전지를 채용한 ESS를, 루치오니는 전력변환장치(PCS)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공급한다.
태양광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는 PCS를 거쳐 ESS에 저장되고 이 모든 동작은 EMS에서 제어하고 모니터링하게 된다. 에넬은 ESS 구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을 높이고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꾀하는 동시에 전력 발전량과 수요량을 예측해 관리하는 전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에넬은 이탈리아 전력발전 시장의 약 8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자국 1위로 주로 원자력·지열 발전소를 운영해 오다 최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삼성SDI ESS와 연계한 에넬과의 추가 사업 참여도 점쳐진다.
박상진 사장은 “이번 사업으로 가정·상업용에 이어 산업용까지 유럽 ESS 시장 공략의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삼성SDI의 세계 1위의 리튬이온 전지 경쟁력과 루치오니의 우수한 전력 제어 기술이 만나 향후 유럽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 2011년 일본 니치콘에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해 가정용 ESS를 공급 중이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독일 카코와 공급 계약을 맺고 가정용(5.8 ㎾h급)과 산업용(100㎾h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독일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축소시키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ESS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의 ESS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00% 이상의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