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Car]혼다 소음저감기술

`노이즈 가드`란 기능을 가진 헤드폰을 써본 일이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발사해 상쇄해주는 기능이다. `설마` 했던 마음은 기차여행에서 착용해본 후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시끄러운 기차 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편안하게 음악만 감상할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한 기능이 자동차에도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혼다는 가장 적극적으로 소음저감 기술을 도입하는 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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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ANC 시스템 개념도

혼다는 실내 소음 제거를 위한 `능동소음제거(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시스템을 9세대 신형 어코드와 어코드 크로스투어에 적용하고 있다. 2006년 4세대 레전드에 처음 적용된 기술이다. 혼다 측은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적용했다`고 자랑한다.

ANC의 기본 원리는 위에 언급한 헤드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지붕에 설치된 마이크로폰 2개가 차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소음을 ANC로 보내면 ANC에 내장된 전자제어장치(ECU)가 음파를 분석, 반대 파동을 가진 음파를 전면 도어스피커와 후면 서브우퍼스피커를 통해 내보내도록 명령한다.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이런 작용을 통해 상충되는 음파가 서로 충돌, 상쇄되면서 소음이 저감되는 것이다.

ANC는 저주파 영역의 소음을 저감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고주파를 사용하는 스피커 작동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따라서 오디오 작동 여부와 관계 없이 ANC 시스템이 제역할을 한다. 혼다는 100헤르쯔 이하 저주파 영역에서 ANC에 의해 소음이 10데시벨이나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ANC가 공기를 타고 유입되는 소음을 저감하는 기술이라면 차체 NVH 설계는 노면이나 엔진으로부터 오는 진동 소음을 저감하는 기술이다. NVH란 소음(Noise)·진동(Vibration)·충격(Harshness)을 뜻하는 말로, 이 세 가지가 적을수록 주행환경이 쾌적하다. 혼다는 차체 NVH 설계를 도입해 이처럼 진동에서 오는 소음까지 차단하고 있다.

엔진에 소음통제 기능을 내장한 ACM 기술을 도입해 엔진 진동 소음을 저감하고 있으며 차체에 흡·차음 패키징 설계를 도입해 노면에서 타이어를 통해 전해지는 진동 소음을 차단했다. 차음 유리 등 각종 방음 및 흡음재를 사용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30% 줄였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소음 저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소음은 물론 진동에 대해서도 역진동을 발생시켜 상쇄시키는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자동차 주행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이처럼 쾌적한 주행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음저감기술이 자동차 업계 화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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