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소송 핵심 특허인 바운스백 권리 범위가 축소됐다.
실제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애플이 주장하는 핵심 쟁점이 희석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애플 핵심 특허를 침해해 스마트폰을 개발했다는 오명 중 일부에서 벗어나는 셈이다.
특허 전문가들은 특허청 결정이 당장 1차 소송 최종 판결 배상금을 줄이거나 새 재판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1차 소송 최종 판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이 인정됐고 배상금이 산정됐기 때문이다.
배상금 산정이 잘 못돼 새로 진행하는 재판 때 삼성전자가 이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배심원단에 미 특허청이 바운스백 특허 범위를 축소했다며 침해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달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특허청은 지난해부터 바운스백 특허 무효 결정을 내렸다. 특허청은 지난해 10월 바운스백 특허가 2개 선행 특허와 비슷하거나 일치한다며 잠정적으로 무효 판결했다. 12월 초에도 10월 잠정 판결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사이에 세 번이나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창훈 특허법인 아주양헌 미국변호사는 “미 특허청이 바운스백 특허 20개 청구항 중 17개를 무효화하면서 실질적 무효라고 말할 수 있지만 권리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며 “14개 제품에 대한 새로운 재판에서도 이번 결정이 곧바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소송을 담당하는 재판관이 특허 심판원 결론을 지켜본 후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진행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서 판사는 일부 특허가 무효 소송에 계류됐다는 이유로 판결 보류 결정을 내린 전례가 있다. 이 변호사는 “애플은 특허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이번 결정이 최종 결정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독일 지식재산권 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 역시 “판사가 특허청의 최종 결정을 곧바로 판결에 반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