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가 융합 산업의 핵심입니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도 융합의 한 분야인 만큼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의 장점을 살린 모범적인 조합을 만들어갈 것 입니다. 특히 중소기업 육성 강화와 대기업의 ICT 분야 입찰 제한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난달 광주에서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ICT중소기업협동조합을 출범시킨 김창식 초대 이사장(남선산업 대표)은 “융합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조합 탄생의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989년부터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에서 ICT산업을 이끌어 온 김 이사장은 초대 이사장직을 수차례 고사했다. 지역 1세대 ICT 기업인으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이 너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수락 이유에 대해 김 이사장은 “주위의 부탁도 부탁이었지만, 누군가는 후배기업인들에게 ICT 경영노하우를 전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이 강조하는 건 `고기를 먹는 법보다 잡는 법`이다. 일회성 사업수주가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생태계 구축이 최종 목표다.
김 이사장은 “내년에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옮겨올 한국전력과 이달 초부터 업무에 들어간 우정사업정보센터, 2007년 광주에 문을 연 광주정부통합전산센터 등 국내 ICT 3대 기관의 이전이 협동조합을 창립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며 “1990년대 초 포스코 광양제철 건설당시 하드웨어(HW) 유지관리 및 소프트웨어(SW) 시스템을 설치한 경험이 있다. 중소기업이 겪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ICT 업계를 이끈 SW와 콘텐츠, 디자인, 지리정보 분야 업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당장 업체 간 과당경쟁과 인력수급 불안을 더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을 통해 ICT 중소기업들의 경영 기반을 튼튼히 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협동조합은 공동 수주 등 그들만의 경제적 이익과 권익보호만을 도모하는 것은 아니다. ICT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익 차원의 산학 연구개발 지원과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해외 시장을 뚫기 위한 해외사업 공동진출협의체도 구성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ICT의 경쟁력은 누가 얼마나 창의적인 서비스·콘텐츠 시장을 선점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HW뿐만 아니라 SW나 아이디어를 수출하는 쪽으로 ICT 생태계를 바꿔나가고 광주를 ICT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국의 ICT업체는 2만1000여개로 종사자 수가 85만명, 연간 매출액만 90조원으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역 대학과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