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기고]IT프로젝트와 파트너십

IT프로젝트 성공을 논의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인은 일정과 비용 준수, 그리고 계획한 품질 확보다. 여기서 일정과 비용 준수는 쉽게 달성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지만 품질 확보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특히 IT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사와 공급사 간 명확한 품질 정의가 사전에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런 이견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견해차로 당사자 간에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프로젝트 종료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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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품질확보는 어떠한 잣대로 가늠해야 할까. 보통 IT프로젝트 수행 여부(투자)는 기업의 혁신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결정된다. 이 투자를 통해 투자수익(ROI)을 미리 예측하고 관리해 나간다. 프로젝트 수행이 결정되면 혁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서 얼마나 상세하고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정의하느냐가 프로젝트 품질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특히 요즘처럼 상용화된 IT 제품(ERP, PLM 등)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기업이 정의한 요구사항과 상용 제품이 제공하는 기능을 잘 판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 혁신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의한 요구사항들을 IT시스템으로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요구사항을 IT프로젝트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많은 훈련이 돼있지 않고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은 IT프로젝트 시작 이전에 비즈니스 컨설팅을 별도로 진행하거나 자체적으로 준비한 요구사항의 수렴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IT상용화 제품과의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IT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요구사항 관리가 프로젝트 기간 내내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하고, 특히 상용제품을 활용하는 경우 이미 구체적으로 구현된 기능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기업이 기대하는 요구사항과 상용제품이 제공하는 기능 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기업(고객)이 SI사업자를 보유하는 경우가 있다. IT프로젝트의 수행은 기업과 SI사업자, 상용 제품 공급자를 통해 이뤄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 이러한 구조에 컨설팅 회사까지 가세해 여러 조직이 하나의 IT프로젝트에 투입돼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이 경우 SI사업자는 기업과 상용제품 공급자 간 중간자 역할을 하면서 고객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고 공급자의 입장을 고객에 대변하기도 한다. 여기서 지금까지 언급한 요구사항 관리를 많은 이해당사자들 간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과제가 발생한다.

상용제품을 활용하든 일반 IT를 통해 구현하든 IT프로젝트의 진행은 결국 여러 조직의 사람들 간 이뤄지는 소통과 이해가 중요하다. 이는 프로젝트에 관여된 조직과 조직, 사람과 사람 간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기업의 최종 혁신목표를 결정한 최종 고객과 이러한 최종 목표를 수립하는데 있어서 경험과 조언으로 혁신업무 절차 수립을 지원한 컨설팅 회사, 기업과 공급사 간 이해를 조율하고 궁극적인 IT시스템 완료를 책임지는 SI사업자, 제품 납품과 요구사항을 수행하는 상용 제품 공급자 간 유기적이고 협조적인 활동이 기업의 최종 혁신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프로젝트 초기에 기업은 아직 IT에서 요구하는 요구사항을 표현하는데 서투를 수 있다. SI사업자는 기업의 요구사항을 IT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 형태로 정의할 수는 있으나, 상용제품에서 이미 구현되어 있는 세부 기능들을 모두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상용제품 공급자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기업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지 못할 수 있기에 서로의 많은 소통과 업무 조율을 통해 상호 이견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활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은 이미 오랜 과정을 통해 업무절차를 수립 및 정착해 왔고, 상용제품들 역시 많은 개선과 발전을 통해 수많은 기능들을 보완해 왔기 때문에 단기간 내 이러한 요구사항과 기능 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정의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 초기뿐만 아니라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개별 기능들에 대한 변경 요구가 발생되고, 이에 대한 토의와 논쟁이 이뤄지기도 한다.

요즘은 이러한 요구사항의 효율적 관리와 구현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 방법론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들에 의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만큼 프로젝트에 투입된 모든 이해 당사자들 간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히 요구된다.

소위 말하는 갑을 간의 관계구도로는 효율적인 업무진행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으므로, 일단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은 하나의 큰 조직이라는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직과 사람 간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 신뢰와 믿음, 그리고 협조를 통해 하나의 공동된 목표를 달성하도록 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최종목표를 달성하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성공요소라 하겠다.

정운성 다쏘시스템코리아 인더스트리컨설팅 총괄 전무(woonsungjung@3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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