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 게임의 미래는?

주요업체에 협력 제안, 예산 수백억원 지원

소문만 무성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게임 사업 청사진이 나왔다. 직접 개발이나 업체 인수가 아니라 타이젠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스마트폰 게임 업계에 수백억원 뭉칫돈을 투자할 방침이다. 수수료 면제나 결제 방식 선택 가능처럼 개발사가 원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타이젠에서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 수급에 나섰다. 오는 6월까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에서 흥행을 검증한 100개의 스마트폰 게임을 타이젠 버전으로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해졌다.

컴투스나 게임빌 등 주요 스마트폰 게임 업체뿐만 아니라 NHN에도 협력을 제안했다. 유망한 스마트폰 게임 개발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가 구글과 애플 양강 체계를 무너뜨릴 첨병 중 하나로 스마트폰 게임을 내세운 셈이다.

예산과 지원 방안의 큰 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제안을 받은 한 스마트폰 게임 업체 대표는 “개발비 제공은 물론이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등 상당히 매력적 조건”이라며 “스마트폰 게임을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잡았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에는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 프로그램도 내걸었다. 다른 스마트폰 게임 업체 대표는 “중소 개발사에는 일정 기간 등록 수수료 면제를 약속했다”며 “애플이나 구글이 매출 30%를 가져가는 것에 비해 매우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결제 방식도 선택권을 준다는 계획이다. 자사 앱 내 결제 서비스 외에 다른 대안을 인정하지 않는 애플이나 구글과 다른 대목이다. 다른 결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으면 더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가능하다.

타이젠폰이 유럽이나 일본 등 해외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삼은 것을 감안하면 국내 개발사들의 현지 마케팅까지 도울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 진행하는 스마트폰 게임 업계 의견 수렴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말까지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운영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해외에서 EA와 함께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유사한 프로그램을 국내에 적용할지는 미정”이라며 “게임 업계의 의견을 구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업 예산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모바일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젠 플랫폼의 영향력은 미지수지만 삼성전자가 구미가 당기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며 “단순히 콘텐츠 늘리기가 아니라 타이젠을 사용자와 개발자가 어우러지는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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