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없는 `반쪽짜리`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

국토해양부가 수백억원의 정부 자금을 투입한 지능형 고속도로(스마트 하이웨이) 연구개발 사업이 민관 공조 미흡으로 `부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용화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를 내 일정을 제대로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 동안 866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국책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토목공사 없이 순수 R&D에만 이 금액을 투입한다.

고속도로와 자동차에 통신 등 첨단 ICT를 접목해 교통사고를 25%까지 줄이는 것이 핵심 목표다. 지능화한 도로가 전방 사고발생은 물론이고 빙판길이나 급커브길 정보까지 자동차에 알려주면 최악의 상황에서 자동차 스스로 제동을 하도록 돕는 최첨단 기술이다.

정작 가장 중요한 수요자인 자동차 업계가 참가를 꺼려 사업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사업 초기부터 참여했으나 차량 통신이나 제동 관련 연구개발과 거리가 먼 차량 인포테인먼트 사업부 인력을 투입했다.

지능화한 도로와 차량이 통신할 때 쓸 주파수는 아예 확보조차 하지 못했다. 여기에 쓸 `차량 간 무선통신(WAVE: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 주파수를 방송 업계가 이동중계방송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제 표준 웨이브 주파수(5.850~5.925㎓)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자동차 업계와 거액의 장비 교체 비용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방송 업계 입장이 팽팽히 맞선다.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오는 5월 경기 여주 시험도로에서 열 스마트 하이웨이 시연회에서도 정식 주파수가 아닌 시험용 웨이브 주파수를 쓴다. 이마저 통신 송수신 모듈과 처리 소프트웨어 등의 문제로 기본 기능만 구현할 뿐 악천후에 급격히 성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스마트 하이웨이 관련 응용 기술력은 선진국의 70~80% 수준까지 따라잡았지만 원천 기술력엔 5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선진국 대비 기술수준 100% 달성, 세계 1위 기술 5건 개발, 고속도로 운전자 과실사고 25% 저감 등 스마트하이웨이사업단이 당초 잡은 R&D 목표를 무색케 한다.

업계는 자동차와 통신 업계가 참여하는 형태로 사업을 개선하고, 실용화 기술 개발 방향으로 후속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업에 깊이 관여한 한 업계 전문가는 “실용화 관점에선 아직 미흡한 점이 많지만 단순 기능 구현과 필요성 검증에서 일부 성과를 냈다”면서 “메이저 자동차 및 통신 업체가 기술개발에 더욱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스마트 하이웨이 프로젝트

국토해양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지능형 고속도로 국책 연구개발 사업. 자동차와 도로를 첨단 통신기술로 결합해 차와 차, 차와 도로, 차와 기지국 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차량 정체를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미국과 유럽연합, 독일 등이 적극 개발 중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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