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망내 무제한 무료통화 상품 출시는 통신시장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는 파괴적인 혁신 시도로 평가된다. 단기적으로 음성 통화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비용을 투입해야하는 보조금 경쟁을 탈피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장기적으로는 음성 통화보다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제로의 개편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SK텔레콤에 앞서 지난해 KT가 망내 무료통화 3000분을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이 없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출시한 것은 KT의 경우와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망내 무료통화를 사용하려면 6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지만, SK텔레콤은 최저 3만5000원 요금제 상품부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무료 통화를 하기 위한 대상도 큰 차이가 있다. KT는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30% 수준인 반면, SK텔레콤은 50%가 넘는다. 2600만 가입자끼리 무료통화가 가능해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상이 확장됐다.
망내 무료통화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마케팅 혁신을 시도한다. 기기변경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확대하고, 멤버십 상품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이같은 상품·서비스 혁신을 통해 보조금 중심의 경쟁방식을 점진적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보조금은 과거 10년간 축소되는 효과가 없었는데, 제도만으로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제도와 상품 서비스 혁신, 유통 관행 개선이 맞물려 가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중심 요금체계로의 개편도 예고했다.
장동현 부문장은 “SK텔레콤이 생각하는 요금제 방향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진화”라며 “망내 무제한 상품으로 음성과 문자 차별성을 없애고, 데이터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여건상 데이터 요율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좀 더 데이터를 많이 쓰면서 효용가치를 높여서 구매하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시장상황과 고객 니즈에 맞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