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이 초음파기기 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해외 글로벌 의료기기업체가 선점한 시장에 진입한지 6년 만에 의료기기 전문 인력 200여명을 보유하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알피니언 브랜드가 초음파기기 업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고석빈 알피니언 대표의 `한 우물 파기`가 통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고 대표는 의료기기 품질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에 주력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제품 안정성과 성능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R&D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알피니언 첫 제품이 나온 건 3년 전이다. 초음파 개발을 시작하기 전 기술력 확보와 개발, 생산라인을 갖추는데 3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지금 알피니언이 생산하는 초음파기기 모델에 적용된 모든 트랜스듀서를 자체 개발·생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고 대표는 “대부분 트랜스듀서를 해외서 수입하지만 알피니언이 자체 생산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아졌다”며 “정밀한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50%. 알피니언 임직원 중 R&D 인력 비중이다. 회사 절반이 생산을 제외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R&D에 특화된 알피니언이 최근 4년 동안 집중 투자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초음파 치료기 분야다. 초음파 영상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진단 분야가 아니라 초음파를 이용해 암세포 제거 등 환자 치료에 활용한다. 고강도집적초음파(HIFU) 기술을 자체 보유한 알피니언은 지난해 전임상 하이프 치료기(VIFU) 신 모델을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13)`에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 초음파 치료기기 분야를 개발하는 곳은 알피니언 뿐이다. 고 대표는 “해외 업체에 의존해 있는 상황이라 알피니언이 초음파 치료 분야를 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할 것 같다”며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한 곳은 초음파 치료를 신경써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R&D 이유다. 진단 분야로도 충분히 회사를 운영할 수 있지만 `미래 성장 동력`이란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고 대표의 생각이다.
지난해 지식경제부 `핵심 의료기기 제품화 및 인증평가 기술개발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알피니언은 서울대와 함께 초음파 치료분야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현재 동물실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인체용 암 치료기는 내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초음파 치료기 개발과 함께 기존 진단 분야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영업채널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올해 고 대표의 사업 전략이다. 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이끌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독일·중국 법인을 기반으로 해외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후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알피니언은 고객 서비스 대응 `0초(Zero Scecond)`에 도전한다. 원거리 원격 고객 서비스로 장비 이상이 생겼을 때 네트워크를 통해 장비 상태를 살핀다. 알피니언 본사 서비스 본부에서 직접 접속해 점검하는 서비스다.
초음파 분야의 프로페셔널. 알피니언이 목표로 하는 의료기기 시장의 위치다. 고 대표는 “선택은 시장이 한다”며 “남들이 하지 않는 것,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알피니언이 도전하는 분야기 때문에 시장에서 혁신과 차별성을 알아 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췄다. 고객이 10년을 사용해도 처음 구매한 것과 같은 성능을 제공하는 것. 제품을 다시 살 때 기존 장비가 높은 평가를 받아 고객 이익을 확보하는 것. 알피니언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