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여야 지도부가 타결했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0일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21일 본회의 처리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3월 임시국회 회기는 22일까지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관련 법안 40개를 일괄 처리키로 했으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합의문 해석을 놓고 이견이 불거지면서 본회의 상정에 실패했다.
이날 여야는 지상파 방송의 허가권 문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관련된 사전동의제 범위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는 당초 오후 2시에서 4시로, 4시에서 다시 오후 6시로 두 차례 연기된 뒤 무산됐다.
이날 쟁점은 지상파 방송국 허가권을 그동안 해온 대로 `무선국 허가`에 포함해 미래부로 이관할지, 미래부가 방통위 사전동의를 구해야 하는 SO 인허가권에 재허가(변경 승인)를 포함할지였다.
지상파 방송 허가권을 미래부가 갖도록 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전파방송관리 정책이 미래부로 이관됐다고 최종 허가권이 미래부도 간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여야가 지상파 허가권을 방통위에 주는 차원에서 방송용 주파수를 방통위로 하여금 관리토록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파방송관리 업무의 미래부 이관을 합의했고, 무선국은 명백히 전파방송관리과의 업무”라며 미래부의 지상파 허가권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SO 사전동의제와 관련, 새누리당은 허가·재허가, 법령 제개정 때에만 방통위의 사전동의가 적용된다는 주장인 반면에 민주당은 변경 허가도 사전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가 지난 17일 작성한 합의문에는 `뉴미디어 관련사업 등을 허가·재허가하는 때와 관련 법령 제·개정 시에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
김 수석부대표는 “허가·재허가는 SO사업 존폐에 관한 중차대한 문제로, 미래부 장관의 결정 전 방통위의 동의를 받도록 했지만 변경 허가는 덜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합의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우 수석부대표는 “허가·재허가의 의미에는 `변경 허가`가 당연히 포함된 것”이라며 “(합의문에) `변경 허가`라는 문구가 없어도 허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견해로, (사전동의제에 변경 허가를 제외하는 것은) 기초적인 합의정신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