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서울여대 교수)은 자동차산업발전전략포럼에서 `자동차·부품 산업의 현주소 및 발전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부품과 완성차 업체 간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 업계는 단기간에 세계적 업체를 배출하며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했다. 2004년 세계 100대 부품 업체에 한국 업체는 만도 1곳이었으나, 2011년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만도, 현대 다이모스 4곳으로 늘었다. GM 베스트 협력업체로 선정된 한국 부품업체는 2004년 4곳에서 2010년 17곳으로 늘었다.
자동차 산업이 함께 급성장한 것은 물론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대수로 세계 5위를 유지하고 있고 현대·기아차 역시 세계 5위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부품 가격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계 이 교수 진단이다. 불량률, 감성품질, 내구성, 정밀도 등 부품 경쟁력은 일본을 100으로 할 때 우리나라는 90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가격경쟁력 역시 87.5에 불과하다. 품질과 가격 모두 일본에 밀리는 것이다.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등 미래 자동차로 가면서 부품 경쟁력은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클린디젤엔진을 핵심으로 한 엔진부품의 독일 부품 수입액은 2009년 1억8600만달러에서 2010년 2억2000만달러로 급증하는 등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일본의 엔진부품 수입도 2009년에서 1억2200만달러에서 2억2100만달러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마트카 부품 국산화율은 20%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품업체들의 고급 기술인력 확보 지원 및 유형별 글로벌화 전략 수립 △미래형 자동차 R&D 역량강화 및 수요기반 창출을 위한 산학연관 상생협력 전략 △자동차 산업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노사관계 선진화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품 업체들이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업체에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CR·Cost Reduction)만 요구할 게 아니라 최소한의 생존과 재투자가 가능한 여건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노사분규 등 고질적인 비협력적 노사 관계를 화해 협력적 관계로 바꾸기 위해서는 적절한 복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제도 도입시 노사분규에 대한 유인이 떨어지고 결국 고급차 생산에 필요한 노사관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고품질·미래형·친환경 자동차 및 부품 개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와 사회 전반적인 동반성장이 요구되는 만큼 정부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요청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