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2 벤처 붐, 정부 역할 중요하다

정부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인 벤처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특히 선진국형 벤처투자 시장 조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계획하고 있어, 제2 벤처 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중소기업청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모태펀드 4680억원을 출자해 1조원 규모의 중소·벤처펀드를 연내 조성한다. 모태펀드 출자 재원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펀드 조성 규모도 2배 가까이 확대된 규모다. 청년 실업 해소 일환으로 39세 이하 청년 창업 기업을 위한 청년창업펀드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그동안 벤처 생태계 조성에 걸림돌이 돼 온 벤처투자 회수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인다. 펀드 운용사인 벤처캐피털이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투자 한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M&A) 활성화가 절실한 배경이다. 실제로 벤처캐피탈협회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벤처캐피털들이 M&A로 자금을 회수한 비율은 1.5% 전후다. 70% 전후인 미국 상황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이는 창업과 기업공개(IPO)의 중간 단계에서 벤처캐피털이 자금을 회수해 새로운 기회를 찾을 방법이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 부진은 이 같은 어려움을 부채질 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IPO 중심의 자금 순환 시스템을 M&A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정부의 이번 펀드 조성 및 운영 계획은 이런 목소리들을 수용하고 있다. 투자 분야 걸림돌을 제거해 선순환 벤처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민간 참여를 최대한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책 목표다.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과거 벤처 붐 당시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다.

제2 벤처 붐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정부 개입 없이도 원활하게 선순환하는 미국 벤처투자 환경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시장 생태계 조성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벤처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은 정부의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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